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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Aug 18. 2020

같은 시험을 연거푸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특별한(적어도 제게는)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관심은 아니지만 시험에 합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학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익숙치 않은 분야라서 꽤 시간이나 정성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붙지 않으면 큰 일(?)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부담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동료들이 있기에 '나 하나쯤이야'하는 마음으로 첫 번째 시험을 치렀습니다. 당연히(!) 떨어졌지요. 아내에게도 조금은 순수하고 방정맞게 이야길 했습니다. 두 번째 시험은 조금 유사한 영역의 다른 시험이었습니다. 나름 노력했지만 당연히(?) 떨어졌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조금 들더군요. 그래도 아내에겐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길 했습니다. 얼마 전에 세 번째 시험을 치렀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나름 노력을 했습니다. 안 외워지는 부분은 녹음을 해서 1.3배 속도로 재생하면서까지 외웠습니다. 


아쉽게(그렇게라도 생각하고 싶을 만큼) 떨어졌습니다. 이쯤 되니.. 아내에게 이야기 하기가 조금 부끄러워지더군요. 연애시절부터 지금까지 크게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말이죠. 좋은 모습, 잘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계속해서 떨어지고 나니 괜히 움츠려 들더군요. 그래도 '굳이 숨길 필요 있나..' 하는 마음에 아내에게 이야길 했습니다. 


"여보, 나 이번에도 떨어졌어. 조만간 또 시험 봐야 해. 이번엔 좀 열심히 했는데.. 아쉽네.." 그랬더니 아내가 하는 말은 "당신 노력이 좀 부족했어. 열심히 하면 붙을 거야. 주말에 TV 보지 말고 공부해요."라며 쿨한 면박과 함께 응원을 해주더군요. 좋은 이야기를 하면 관계가 좋아지는 것도 맞지만, 아픈 이야기를 하면서도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라고 하나 봅니다. 


Small things often.


* 다음번엔 꼭 붙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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