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펼쳐보는 올드팝송
Sung by Johnny Cash
You are my sunshine my only sunshine/ 당신은 나의 햇살, 하나뿐인 나의 햇살
You make me happy when skies are gray/ 흐린 날에도 나를 행복하게 해 주죠
You’ll never know, dear, how much I love you/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은 모를 거예요
Please don’t take my sunshine away/ 부디 내 햇살을 데려가지 말아요
이 곡은 오래전 팝송임에도 불구하고, 황정민과 전도연 주연의 <너는 내 운명>이라는 영화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적어도 이 영화는 나에게 있어 황정민 배우의 재발견이었다. 영화 내용은 차치하고, 황정민이 훌륭한 배우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연기의 디테일을 얼마나 섬세하게 가다듬었던지, 머리카락 한 올도 놓치기 아까울 정도였다. 그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깊은 바다에 푹 잠겼다가 겨우 어푸하고 헤어 나온 기분이었달까.
게다가 영화의 주제곡까지 얼마나 진심을 담아 불렀던지, 지금도 이따금 꿀꿀한 날이면 황정민 버전의 <You’re My Sunshine>을 찾아 듣곤 한다. 한 여인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는 고전적인 주제가 진부할 만도 한데, 도대체 영화배우가 뭐길래, 눈물 콧물 다 쥐어짜게 만드는지, 이 영화 이후로 나에게 한국 배우 넘버원은 황정민이 되었다. 또 다른 배우의 또 다른 디테일 쨍쨍한 영화를 보게 되면 우선순위가 바뀔지라도.
The other night, dear, when I lay sleeping/ 요 전날 밤에, 그대여,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어요
I dreamed I held you in my arms/ 당신을 품에 안고 있는 꿈을 꾸었지요
When I awoke, dear, I was mistaken/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대여, 그게 꿈인 걸 알았어요
So I hung my head and cry/ 그래서 머리를 감싸고 울었지요
사랑하는 사람이 햇살이면 얼마나 포근할까마는, 계속 햇살이기만 하면 그 땅은 머잖아 곧 사막이 될 것이다. 우리 삶에도 기쁨만 넘쳐난다면 그 기쁨은 그다지 의미없는 그저그런 감정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비도 오고 눈도 내리고 거센 폭풍으로 집 뚜껑 날라가는 처참한 비극도 겪게 되면서, 새삼 햇살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리라.
그래서인지, 나는 미국 시인 롱펠로(Henry Wadsworth Longfellow)의 <비 오는 날>(The Rainly Day)의 마지막 부분을 유난히도 좋아한다.
Be still, sad heart! and cease repining/ 가만있으라, 슬픈 가슴아! 푸념은 이제 그만
Behind the clouds is the sun still shining/ 구름 뒤에는 여전히 태양이 빛나고 있으니
Thy fate is the common fate of all/ 그대 운명은 모든 사람의 운명과 다를 게 없고
Into each life some rain must fall/ 각자의 인생에 어느 정도의 비는 내리는 법이니
Some days must be dark and dreary/ 어떤 날은 어둡고 쓸쓸하기도 함이라 (해석은 제가...)
햇살을 즐기지 못하고 비라도 내리면 어쩌나 하면서, 정작 쓸데없는 걱정으로 인생의 말갛게 갠, 많지 않은 소중한 나날을 놓쳐선 안 된다.
롱펠로의 말마따나 누구에게나 얼마간의 비가 내리고, 어둡고 쓸쓸한 날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어두운 날에 대해 상심하거나 푸념하는 일은 어리석디 어리석은 짓이다. 이를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서성이는 초췌한 사람들 속에 내 모습도 얼핏 보인다만.
유독 자기만 비를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햇살을 즐기는 것 같은데, 비는 자기에게만 쏟아져 내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들은 스스로를 “불행 종합세트” 속으로 거침없이 집어넣는다. 그런 생각의 터널에 갇혀있는 사람을 빼낼 방법은 달리 없다. 오직 스스로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수밖에.
결국, 이 노래는 처절한 반전이 있다. 그토록 경쾌한 멜로디로 “You’re my sunshine”을 외쳤는데, 알고 보니 연인을 안고 있던 잠깐의 행복했던 순간이 꿈이었음을 알고, 머리를 감싸쥔 채 울었다는 가사로 끝이 난다.
우리 인생이 일장춘몽이듯 햇살도 잠깐의 축복이고, 뒤이어 비바람이 불어오겠지만, 비바람은 또 어느샌가 그치고 무지개도 뜨고, 햇살도 비치리라. 우리가 해야 할 한 가지는 다음에 내릴 비를 미리 걱정하지 말고, 지금의 햇살을 마구 즐기면 되는 것!
햇살 뒤엔 먹구름 드리우고 한바탕 비가 내리겠지만, 그 뒤엔 또 햇살이 드리울지니, 이런 자연의 순환을 수 만번 겪다 보면 햇살도 고맙고 비도 고마우리!
그러니, 이 곡의 화자여! “You’re my sunshine”은 끝났으니, “You were my sunshine”으로 추억하시길! 한바탕 비를 맞고 춤춰보시길! 그 시절의 그녀는 이제 여기 없고, 그대 기억 속에서 머물고 있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