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펼쳐보는 올드팝송
Sung by Doris Day (도리스 데이)
When I was just a little girl/ 내가 어린 소녀였을 때
I asked my mother, what will I be?/ 어머니께 물었어요, 난 뭐가 될까?라고
Will I be pretty? Will I be rich?/ 예쁠까? 부자일까?
Here's what she said to me/ 어머닌 내게 이렇게 말했지요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다 잘 될 거야, 뭐가 돼도 될 테니
The future's not ours to see/ 미래는 우리가 알 수 있는 게 아니란다
Que sera, sera what will be will be/ 다 잘 될 거야, 뭐가 돼도 될 테니
“케세라세라”는 “걱정하지 마, 어차피 잘 될 테니까”라는 스페인어 표현이다. 이 곡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을 때는 “될 대로 되라지”라는, 다소 자포자기식 뉘앙스로 번역되었으나, 실은 초강력 긍정 에너지를 함축한 표현이다.
누구나 막연한 걱정을 이고 지고 산다. 정작 걱정의 70퍼센트 이상은 더 이상 신경 쓸 가치도 없는 것이라는 통계까지 버젓이 있을 정도임에도.
대개 어린 시절에는 무조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한다. 어린이에게 어른은 하나의 타이틀이고, 지상 최고의 권력이며, 무엇이든 다 될 수 있는 가능성의 상징체계이다. 알고 보면 누구나 어린이도 처음이고 어른도 처음인데, 그걸 알기까지 많은 시간과 시련이 필요하다.
어린이의 렌즈로 어른을 들여다보면, 어른은 그 자체로 완성형을 의미한다. 모르는 게 없고, 안 되는 게 없는 존재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어른인 엄마 아빠에게는 어떤 질문을 해도 해답을 얻을 수 있으려니 굳게 믿는다.
화자인 여자 어린이도 자기가 어른이 되면 뭐가 될지, 예쁠지, 부자가 될지를 엄마한테 물어본다. 엄마로서는 “암만, 그렇고말고” 외에, 달리 뭐라 대답할 수 있을까. 아이의 하루치 용량 고민거리는 대개 그런 것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용량이 다 차지 않으면 유치원 단짝 친구와 결혼할까, 아님 아빠와 결혼할까로 고민한다. 단짝과 결혼하면 아빠가 마음 아파할 텐데 어쩌지? 아이한테는 이 문제가 큰 고민거리다. 이런 분홍빛 고민은, 꼬맹이 딸이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는 아빠의 할리우드 액션 부심 가득한, 삐지는 표정 한 방이면 흔쾌히 정리되고 만다. 그야말로 “케세라세라.”
When I grew up and fell in love/ 내가 커서 사랑에 빠졌을 때
I asked my sweetheart, what lies ahead?/ 연인에게 물었어요, 우리 앞에 무엇이 있을까?
Will we have rainbows? Day after day?/ 무지개가 있을까? 날이면 날마다?
Here's what my sweetheart said/ 연인은 이렇게 말했지요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다 잘 될 거야, 뭐가 돼도 될 테니
The future's not ours to see/ 미래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냐
Que sera, sera what will be will be/ 다 잘 될 거야, 뭐가 돼도 될 테니
그렇게 자라난 소녀는 숙녀가 되어 사랑을 하고, 세상이 온통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고, 매일 뜨는 무지개이고, 시들지 않는 장미꽃 향기만 가득한 줄 안다. 화자는 이번에는 연인에게 막연한 미래에 대해 물어본다.
그러나 그토록 황홀한 무지개가 매일 하늘에 떠 있다면, 누가 무지개를 동경하랴. 그런 무지개는 아무 상징도 없는, 흔하디 흔한 명사에 불과할 따름이다.
인생에서 영원히 박제해 놓고 싶은 잠깐의 무지개 순간이 몇 차례 정도는 있기 마련이다. 죽어도 여한 없다고 느끼는 그런 순간은 그만큼 짧디 짧아서 오랜 아쉬움으로 남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까지 행복해도 되나? 이런 기분이 산산조각 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올 때, 그리고 과연 나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노라 할 때에도, 늘 하나의 해답은 “케세라세라”이다. 될 대로 되라는 체념이 아니라, 어차피 잘 될 수밖에 없으니 다음을 또 기다려보자는 것이다.
Now I have children of my own/ 이제 나도 아이들이 생겼어요
They ask their mother, what will I be?/ 아이들이 내게 물어요, 난 뭐가 될까요?라고
Will I be handsome? Will I be rich?/ 잘생겼을까요? 부자가 될까요?
I tell them tenderly/ 난 아이들에게 다정하게 말해주죠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다 잘 될 거야, 뭐가 돼도 될 테니
The future's not ours to see/ 미래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Que sera, sera what will be will be/ 다 잘 될 거야, 뭐가 돼도 될 테니
이제 화자도 연애 시절의 온갖 감정을 딛고 결혼을 했다. 그리고 그들 부부를 닮은 아이들은 어린 시절 화자가 했던 질문을 한다. 난 커서 뭐가 될까요? 멋있어질까요? 부자가 될까요? 이런 데자뷔 질문을 하는 아들이 화자의 눈에는 얼마나 귀여운 꼬마 병정으로 보일까?
자기 머리보다 큰 헬멧을 쓰고 장난감 총을 쏘면, 예쁜 꽃이 튀어나올 것 같은 유쾌한 일상을 살아내는 아이도, 훗날 언젠가 오늘의 데자뷔를 느끼게 되리라. 이제는 엄마가 된 화자의 모습 또한 롱샷으로 보고 있노라니, 인생은 쏜 화살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똑 닮은 아이의, 똑 닮은 질문이라니. "pretty”가 “handsome”으로 바뀌었을 뿐, 해답은 여전히 “케세라세라”!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음을 단단하게 묶어두는 키워드인 “케세라세라”는 화자가 엄마에게서 배운 것이고, 그 엄마는 엄마의 엄마에게서 배운 것일 테지.
인생 뭐 있어? 오늘 하루 잘 보내면 되는 것! 어차피 미래는 지금 하는 일로 결정되는 것이니, 마음먹은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면 그만인 것을. 혹여 잘 되지 않고 삐걱거려도 괜찮아. 내일 또 해보면 되니까. 케세라세라!
좋아도, 안 좋아도, “케세라세라” 주문을 외치면 사이다 한 모금 벌컥 마신 청량감이 쏴 하게 느껴진다. 오늘 하루도 “케세라세라”로 시작하여 “케세라세라”로 끝맺음한다면 그야말로 “케세라세라!” 안 좋을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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