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의 숲 6부
자립은 나 홀로 서는 일이지만,
끝까지 혼자인 채로는 지속되기 어렵다.
나는 자립이라는 단어를 ‘단절’처럼 받아들였던 시절이 있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상처받지도 않고,
그저 혼자서 묵묵히 버티는 삶.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상처와 고통이 있었다.
그렇게 몇 년을 살았다.
누군가와의 거리에서는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어느새 마음의 골목마다 적막이 자라고 있었다.
혼자인 삶에 익숙해질수록
사람들과 다시 엮이는 일이 두려워졌다.
관계는 항상 부담이었고,
기댔다가 무너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컸다.
그래서 사람을 멀리했고, 혼자 있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렇게는 살아갈 수 없었다.
스스로 먹고 자고 일어나는 삶은 유지되었지만,
마음은 천천히 말라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작은 연결 하나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비슷한 삶을 살아온 누군가의 이야기.
책을 함께 읽는 모임.
우연히 나눈 따뜻한 대화.
타인의 삶을 통해
내 감정이 안전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비로소 ‘혼자이되, 함께’의 감각을 배우기 시작했다.
자립은 경계 위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다.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도 용기고,
도움을 받으면서도
내 삶의 선택과 책임은 내가 지는 것.
누군가의 조언을 들으면서도
그 선택이 나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것.
혼자 있고 싶을 땐 거리를 두고,
함께하고 싶을 땐 손을 내밀 줄 아는 것.
자립은 이 모든 경계 위에서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연습이다.
이제 나는 관계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예전에는 사람들에게 관심은 있으나 그부분이 나에게 고통이기도 했다
지금은 안다.
내가 믿을 만한 사람을 알아보는 힘,
거절해도 괜찮다는 자유,
작은 연결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
이건 혼자 버틴 시간 위에 피어난 결과다.
자립은 결국,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되,
필요한 연결을 맺을 수 있는 ‘성숙한 선택의 자유’다.
나는 혼자서도 잘 해냈다.
그리고 이제는,
가끔은 누군가와 함께 걸어도 괜찮다고 느낀다.
자립의 숲에는 나무들마다 뿌리가 다르지만,
그 뿌리들이 서로 얽히지 않고도
서로에게 그늘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걸,
나는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