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의 극치, 예민의 충돌은 방식 차이
평소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 보이지 않던 서로의 다름이 암초처럼 부딪혀서 감정이 흔들릴 때가 있다. 암초의 크기에 따라서는 속 감정이 겉으로도 나타나 어색해지기도 하고, 감정이 좌초하면서 다툼으로 번지기도 한다.
가만히 보면, 정말 문젯거리가 되지 않을 만한 일도 각자 다르게 표현하는 방식이 시초가 되어 이러한 상황을 적잖이 겪게 되는 것 같다. 서로들 그 당시, 상대가 표현만 좀 다르게 했어도 좋게 이해해 줄 수 있었다는 식으로 뒷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걸 새삼 다시 공감하게 된다.
생각의 다름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다름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민감해지는 것. 이는 우리가 감정을 지닌 사람이기에 어찌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한 본능인지도 모른다. 결국, 사람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다름을 좋게 이해해줄 수도, 불쾌하게 이해할 수도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으리라.
대화가 설전을 바뀌는 상황을 가만히 바라보면, 생각의 차이에서도 가능하지만, 일상에서는 대개 표현의 방식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가볍게 대화를 시작하지만, 어느 한 사람이 자기 생각을 좀 더 채우고 싶은 마음인지 말의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대화의 분위기는 금세 바뀌고 만다.
자기 생각을 더 피력하려다 어조는 강해지고, 표현은 거칠어져 결국엔 총격을 벌이듯 서로의 감정선까지 쉬이 넘나 든다. 누군가 그 감정 탄을 맞아 마음에 상해를 입게 되면서부터는 더는 대화가 될 수 없게 된다. 설전의 무대로 바뀌어 버린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가열될수록 서로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르고, 서로의 감정은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다. 아차 싶어서 이성을 차리고 보면, 이미 분위기는 급격히 냉랭. 이러려고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 아닌데 참 머쓱해져 버린 상태가 돼버렸네. 아, 이 분위기 어쩔 건가. 생각해보면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법하다.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대화의 주제였는데, 접근 방식의 다름과 표현의 차이로 뜻하지 않게 서로가 예민해진 경험들.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심각한 이유를 찾으려 해도 사실은 이유 같지 않은 이유만 보일 뿐이고, 더 그럴싸한 이유를 찾으려 해도 그것은 트집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은 알고 있다. 어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긁어가며 갈등을 유발한 사태라는 것을. 결국, 서로의 표현의 방식 때문에 이 지경까지 벌어졌다는 것을.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크고 작은 다툼이나 설전을 자주 겪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서로의 성격 차이보다는 서로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생기는 이유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관점이나 견해가 다른 것에 대해서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 즉 말의 표현 방식이 잘 숙련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세련되고 우아하게 표현할 줄 알았다면, 문제가 되지 않고 넘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성격은 마음에서 비롯되지만, 표현은 습관에서 비롯된다.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쉽사리 바꾸기 어렵지만, 습관에서 비롯된 문제는 이를 의식하고 노력하면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름이 충돌하여 서로 예민의 극치가 찾아올 때, 내게 스며든 이 예민해진 감정은 무엇 때문인지 찬찬히 살펴보려고 한다. ‘다름’ 자체가 문제가 되는지, 아니면 다름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문제가 되는지를. 그렇게 감정을 잠시 멈추고 살피다 보면, 대개 결국 표현의 방식 때문에 마음의 거리가 생기는 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서로의 다름을 좋게 이해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표현 방식에 따라 영향을 받으니까. 서로 표현의 방식이 성숙하지 못해서 충돌이 나는 일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 예민해지는 감정을 조절하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 예민해지는 그 감정을 멈추고, 표현 방식 어느 지점에서 서로가 부딪히는지를 찾아가 보자. 서로가 부딪히는 지점을 찾아가다 보면, 그다음은 감정을 조절하기가 한결 수월해지는 기분이 든다. © Goodlifei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