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한가운데서 노래하듯, 시 한 편
서로 다른 맛을 지닌
수많은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다.
농장의 주인은
문을 닫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두 손 가득히
챙길 수 있는 만큼만
열매를 마음껏 따서
챙겨 가라고 하셨다.
인자하고 품이 넓되
낭비는 없으신 분이신 듯하구나.
어떤 맛을 좋아할지
저 열매는 어떤 맛을 낼지
잘 알지는 못하겠으나
나름의 맛이 있을 터
반짝이는 시선으로
한없이 바라보게 된다
칠흑 같은 밤이 오기까지
아직 내게는 시간이 있고
두 손 가득히 들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을 터,
무엇을 어떻게 얼마만큼
챙기고 갈지 이리저리 요령 굴려보나
쉽게 해결되지는 않는구나.
그럼에도
수많은 열매의 기운이 나를 감싸 안으니
풍요로워지는 마음에 벅찬 듯
설렘과 긴장이 넘실넘실
한없이 출렁거리는 생의 이 순간을 즐겨본다.
어느 것을 따갈 것인가,
즐거우나 깊어지는 고민의 연속
어둠이 오기 전
그분이 내게 주신
배려의 기회이자
생의 숙제라는 생각이 드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