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J Nov 20. 2020

수많은 열매 가운데

삶 한가운데서 노래하듯, 시 한 편

서로 다른 맛을 지닌

수많은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다.


농장의 주인은

문을 닫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두 손 가득히

챙길 수 있는 만큼만

열매를 마음껏 따서

챙겨 가라고 하셨다.


인자하고 품이 넓되

낭비는 없으신 분이신 듯하구나.


어떤 맛을 좋아할지

저 열매는 어떤 맛을 낼지

잘 알지는 못하겠으나


나름의 맛이 있을 터

반짝이는 시선으로

한없이 바라보게 된다


칠흑 같은 밤이 오기까지

아직 내게는 시간이 있고

두 손 가득히 들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을 터,


무엇을 어떻게 얼마만큼

챙기고 갈지 이리저리 요령 굴려보나

쉽게 해결되지는 않는구나.


그럼에도   

수많은 열매의 기운이 나를 감싸 안으니

풍요로워지는 마음에 벅찬 듯

설렘과 긴장이 넘실넘실

한없이 출렁거리는 생의 이 순간을 즐겨본다.


어느 것을 따갈 것인가,

즐거우나 깊어지는 고민의 연속


어둠이 오기 전

그분이 내게 주신

배려의 기회이자

생의 숙제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Gustav Klimt 작 Apple Tree I (1912) (c) The Bridgeman Art Libary- GNC media, Seoul




매거진의 이전글 적당한 감정 기복이 즐거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