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주에서, 가족과 함께 천천히 걷다

2026년 1월, 우리의 제주 이야기 (1/17~21)

by Jake Shin

여행은 늘 설렘으로 시작되지만, 이번 제주 여행은 그 설렘에 사람의 온기가 더해진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히 어딜 보고 무엇을 먹었는지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웃었고 어떤 순간에 마음이 머물렀는지가 오래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이번 제주 여행은 4박 5일 여정이었으며, 1/17-19은 처갓집 식구들과, 1/19-21은 우리 가족끼리 여행였습니다.


출발, 일상이 여행으로 바뀌는 순간


이른 아침, 아직 도시가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시간에 집을 나섰습니다. 우리 가족은 아이오닉 5 택시에 에 몸을 싣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길은 고요했습니다. 평소 출근길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었지만, 목적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공기의 결이 달라 보였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 여행은 이미 시작된 기분이었습니다. 공항 특유의 분주함, 캐리어 끄는 소리, 커피 향. 간단히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처가 식구들과 만났습니다. 여행의 즐거움은 장소보다도 결국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 모두의 얼굴에는 기대가 가득했습니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함께 머무를 며칠을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1월 17일, 바다빛으로 시작된 하루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기가 달랐습니다. 겨울 특유의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그 바람마저 상쾌하게 느껴졌습니다. 먼저 렌터카 업체로 가서 스타리아를 인수하고 처음 향한 곳은 함덕이었습니다.


차로 아동하면서 약 오후 3시가 다 되어 점심으로 들른 순두부집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따뜻한 음식이 여행의 첫 끼로 더없이 잘 어울렸습니다. (일품 순두부였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다군요) 추운 날씨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을 먹으며 “아, 제주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났습니다.


함덕해수욕장의 바다는 겨울빛이었습니다. 여름처럼 눈부시게 반짝이지는 않았지만, 대신 깊고 단단한 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우봉을 천천히 걸어 오르며 바다와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바라보니, 3년 전 들렀던 송악산 둘레길의 기억도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여행은 늘 새로운 듯하지만, 동시에 지난 시간을 이어주는 다리 같았습니다. 주변 사진도 찍으면서 제주도의 풍경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서우봉에서 은근히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고, 숙소 가기 전에 성산 '하나로마트'에 들러 저녁 먹을 것들을 고르는 시간도 즐거웠습니다. 고기, 회, 김밥, 과자… 여행지에서 장을 보는 일은 이상하게도 작은 소풍처럼 느껴집니다.


숙소인 ‘온담제주’는 2층 구조의 아늑한 펜션이었습니다. 집 밖에서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마치 캠핑 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당을 어슬렁거리던 고양이 한 마리까지 더해지니, 그 풍경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도시의 소음 대신 바람 소리와 사람 웃음소리가 있는 밤이었습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마음이 즐거웠습니다. 처갓집 식구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으면서 담소도 나누고, 맥주 한잔 좋았네요.


1월 18일, 제주를 눈에 담고 마음에 담은 날


이날은 조금 더 부지런한 일정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성산일출봉으로 향했습니다. 숙소에서 약 15분 거리였습니다. 겨울 아침 공기는 차가웠지만, 오히려 그 덕에 정신이 맑아졌습니다. 평일인대 은근히 사람들이 많더군요. (특히 중국인 분들이 관광으로 많이 오셨습니다.)


성산일출봉 입구 들어갔는데, 무료/유료 코스가 있더군요 우리 가족과 처남 같이 유료코스로 하여 정상까지 올라갑니다. 약 30분 여분 후... 정상에 올라 분화구와 성산 일대를 내려다보는 순간, 말수가 줄어들었습니다. 그 풍경 앞에서는 설명도 감상도 필요 없었습니다. 그저 잠시 서서 바람을 맞으며 눈에 담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기념사진도 찍었고요. 이후 하산을 하였는데, 길이 좋아서 그런지 금방 입구로 도착하였습니다. 이후 쉴 곳으로 '서귀피안 카페'로 이동하였습니다.


서귀포로 이동해 들른 베이커리 카페는 3년 전의 추억을 다시 꺼내는 장소였습니다. (짙은 커피맛과 맛있고 다양한 색채의 빵을 파는 곳) 같은 공간에 다시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묘한 반가움이 들었습니다. 창밖에 보이는 바다, 거기에서 카약을 하는 사람들, 햇살이 비치는 날씨..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이후 점심시간이 되어, 제주할머니(표선점)로 이동하여 식사를 하였습니다. 3년 전에는 상호는 같은데 모슬포점에서 했었는데.. 구운 생선과 매콤하고 달달한 돼지볶음이 일품였습니다. 참! 맛있게 먹었다는.. 향후 제주도 표선에 오면 다시 와야 할 장소로 찜하고 다음 일정은 유람선 타는 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제주 여행 관련 글을 보면, 어른들(장인어른/장모님)과 동행하게 되면 유람선 타는 것은 필수라고 합니다. 서귀포항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였습니다. (3년 전 제주도에 왔을 때 왔던 곳였죠.)


유람선을 타고 50분 정도 서귀포 바다를 돌았습니다. 해설사의 재미난 설명을 들으며 바라본 절벽과 바다는 육지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갈매기들이 배를 따라 날아오르는 모습에 아이들도 어른들도 함께 웃었습니다.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좋아하더군요. 저와 아이들이 새우깡을 갈매기에 주고 광경을 보니 어느덧 50분 시간이 끝나 갑니다.


유람선 타고 이후에는 '레몬뮤지엄'카페를 들러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고,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던 '동백포레스트'로 향했습니다. 사진사님도 1시간 동안 동행합니다. 은은하게 피어 있는 동백꽃들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 시간은, 마치 잠시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처갓집 식구와 우리 가족 모두 사진을 찍었는데.. 붉은 꽃과 겨울 공기, 그리고 사람들의 웃음이 한 장면처럼 남았습니다. 그림 같은 곳였습니다.


1월 19일, 천천히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하다


성산 근처에서 여유롭게 움직인 날이었습니다. 광치기 해변은 바람이 세서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그 거친 바람마저 겨울 제주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유채꽃이 피어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겨울에도 이런 색이 있구나” 하고 새삼 놀랐습니다. 명진전복까지 가는 길은 조금 멀었지만, 따뜻한 전복밥 한 그릇이 그 이동 시간을 충분히 보상해 주었습니다.


이날은 처갓집 식구들과 제주 일정이 끝나는 날이면서, 두 번째 일정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에서 처갓집 식구들과 헤어졌습니다. 다시 새로운 차를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기념품을 사고 싶어 하여, 공항 근처에 있는 '바이제주'샵 방문하여, 다양한 물품을 구경하면서 목도리/귀마개 등을 구입하였습니다.


이후 해안가를 통해 숙소방향으로 이동하다가 사진도 찍습니다. (우리 가족이 정한 제주도 여행지는 서쪽지역이고 오설록 근처, 신화월드입니다.) 서쪽코스로 이동하는 길, 같은 제주이지만 또 다른 제주가 펼쳐졌습니다.


날씨는 점점 흐려지면서 눈도 오더군요. 날씨도 추워지는.. 간간하게 맥도널드에서 요기를 하고 계속 숙소방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동하면서 3년 전에 방문한 곳 보이더군요... 새별오름, 그리스신화박물관, 서커스, 우주항공박물관 등)


우리 가족이 보낼 첫 번째 숙소로 제주우주항공호텔은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있었습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던 날이었지만, 실내에 들어오니 여행의 피로가 스르르 풀렸습니다.


1월 20일, 아이들 웃음이 가득했던 하루


아침 조식을 먹고 근처 녹차밭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바람은 여전히 거셌지만, 넓게 펼쳐진 녹차밭의 초록빛이 눈을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 마음이 시원하더군요!


숙소에서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 후, 오설록 들렸습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녹차밭전경이 좋았습니다.


이후, 신화월드로 이동했습니다. 체크인 시간이 15시라, 먼저 테마파크 이용권을 받았습니다 놀이기구를 타고 게임을 하며 보낸 시간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즐거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너무 추웠지만 여행지에서 보는 아이들의 웃음은 평소보다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추운데..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이네요.


신화관(숙소) 전에, 점심식사로 흑돼지구이를 먹으러 '봉순이네 흑돼지'식당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둘째가 먹고 싶어 해서, 제 용돈으로 쏘게 되었네요.:)


점심 식사 후 하나로 마트에 가서 저녁식사 거리를 구입한 후에 체크인을 하였습니다. 오후 5시가 되어, 우리 가족은 물놀이 모드로 옷을 갈아입고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유아풀에서 물장난을 치고, 실외 스카이풀에서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경험은 색다른 재미였습니다.

가족과 이야기하면서, 주변풍경도 마음껏 즐겼습니다. 오후 7시 30분까지 스카이풀에서 있다가, 숙소로 와서 씻고 식사를 하였습니다. 치킨/김밥/회/맥주.. 맛있었고요! 오후에 테마파크, 저녁에 물놀이로 잠이 빨리 들었습니다.


1월 21일, 떠날 준비를 하며


마지막 날은 눈과 강풍 예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조식은 '신화테라스'에서 하였습니다.


분위기가 좋았고,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였습니다.


조식을 먹고 실내 테마파크에서 시간을 보내며, 늦은 체크아웃이라 오후 1시라서 오전 11시-12시까지 마지막까지 신나게 아이들의 웃음을 들었습니다.


체크아웃을 하고 ‘제주당’에 들러 잠시 쉬었습니다. 넓고 편안한 공간이더군요. 반나절 보내기 최적인 장소 였습니다. 창밖을 바라보며 이번 여행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멀리 보이는 새별오름을 바라보며, “다음엔 저곳에도 가보자” 하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저녁식사 장소로, 3년 전에 제주공항 도착 후 갔단 '본 날'을 선택하였습니다. 설렁탕 맑은 육수에 뼈해장국... 예전맛과 같았습니다. 음식도 정갈하고 깨끗하고. 사람이 줄 서서 먹는 이유를 알게 합니다.


비행기(저녁 8시 50분)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보이던 제주 풍경이 천천히 멀어졌습니다. 렌터카를 반납라면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만큼 마음속에는 따뜻한 기억들이 가득 남아 있었습니다.


여행이 남긴 것


이번 제주 여행은 화려한 일정 때문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 때문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던 날도, 추워서 계획을 바꾸던 순간도, 모두 누군가와 함께였기에 웃으며 넘길 수 있었습니다.


여행은 결국 풍경을 보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더 깊이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속 배경보다도 그 사진을 찍던 순간의 웃음과 목소리가 더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제주에서의 며칠은 여전히 마음속에 조용히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그 바람을 맞으러, 그 길을 걷기 위해 또다시 제주행 비행기를 예약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누군가의 손을 잡고 함께이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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