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기억 & 예상치 못한 소식
항상 느끼는 바입니다. 여행은 늘 특별한 순간을 기대하며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의외로 사소한 장면이죠.
거창한 관광지의 풍경보다, 그 사이를 메우던 발걸음과 기다림, 그리고 무심히 흘러가던 생각들이 오히려 더 또렷하게 남습니다. 이번 부산 여행 역시 그러했습니다.
유명한 명소들을 따라 움직였지만, 마음속에 자리 잡은 것은 ‘관광의 기록’이 아니라 ‘삶의 흔적’ 였네요.
1일 차 – 새벽 공기와 함께 시작된 이동
알람 소리에 눈을 뜬 시각은 새벽 4시 30분이었습니다. 이번여행은 자차 아닌 대중교통 이용한 여행이고, (평소라면 가장 깊이 잠들어 있을 시간이지만) 여행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몸은 의외로 가볍게 일어났습니다. 창밖은 아직 밤의 색을 간직하고 있었고, 집 안은 고요했습니다. 여행 가방의 지퍼 소리조차 크게 느껴질 만큼 정적이 짙었네요.
5시 10분, 집을 나섰습니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뺨을 스쳤고, 아직 깨어나지 않은 동네 주변 모습였구요. 카카오어플로 호출한 택시는 조용한 도로를 미끄러지듯 달렸습니다. 기사님의 라디오 소리가 희미하게 흐르고, 창밖의 가로등이 일정한 간격으로 스쳐 지나갔습니다. 여행의 설렘은 이른 시간의 피곤함과 묘하게 섞여 있었습니다. 약 10분 후 도착한 지하철 안에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출근으로 분주한 모습였습니다.
약 40분 후 서울역에 도착했을 때, 역사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여행객, 출근길의 사람들, 그리고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는 익명의 발걸음들.. 제 가족은 간단한 아침식사로 맥모닝으로 선택을 하였고요. 곧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처럼 느껴졌습니다.
6시 57분, 부산행 KTX... 열차는 정시에 출발했고, 창밖 풍경은 빠르게 뒤로 흘러갔습니다. 광명, 천안아산, 대전, 동대구, 울산(통도사)… 익숙한 지명들이 이어졌습니다. 목적지는 부산이었지만, 그 사이를 채우는 시간 역시 여행의 일부였습니다.
가족들은 각기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냈고, 저는 잠깐 잠들고 음악 듣고, 책도 보고하니 금방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오전 9시 30분경 부산역에 도착했습니다. 'Busan is Good' 보입니다. 인터넷으로만 본 부산역의 모습은 위풍당당하더군요.
긴 이동 끝에 마주한 부샨의 공기는 서울과는 또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습하고, 조금 더 부드럽고, 어딘가 여유로운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대중교통/자가용에서 나오는 크럭션 소리가 인상적 였습니다. 사울보다 더 심하다는.. 외국인들도 여행으로 많이 와서 시끌벅적하였습니다. 부산역 짐 맡기는 곳에 1개 가방을 두고 점심식사 장소로 행했습니다.
점심은 부산역 근처 "이재모 피자'였습니다. 약 50분의 대기 시간. 너무 길더근요.. 그래도 여행지에서의 기다림은 이상하게도 짜증보다는 기대에 가까웠습니다. 줄을 서 있는 동안 사람들의 표정, 대화 소리, 그리고 가게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식 냄새까지 모든 것이 여행의 일부로 스며들었습니다. 저는 피자보다는 특히 김치볶음밥이 맛있다군요:)
점심 먹으면서, 오늘 일정을 확인합니다.(송도 케이블카 타는 곳) 점심 후 버스로 20분 정도 소요 후 송도 케이블카 근처로 이동했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약 15분 걸어서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도착하였습니다. 부산특징이 차도/인도가 명확하게 구분이 안되더군요.(조심해야 할 사항)
현장에 오니, 케이블카도 두 종류가 있었습니다. 케이블카 바닥이 1) 막힌 타입 2) 유리창으로 아래가 보이는 타입입니다. 저희 가족은 바닥이 막힌 타입으로^^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비현실적일 만큼 고요했습니다.
송도해변가 산책 하였는데, 갈매기들이 장관였습니다. 갈매기와 비둘기들이 잘 있더군요
송도 '용궁 구름다리' 위에서 사진을 남기고, 해변가에서 커피 한 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택시를 타고 한국의 "산티아고'라고 불리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이어 방문한 흰여울 문화마을. 아기자기한 골목과 바다를 향해 열린 창들. 관광지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일상 공간이라는 사실이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여행자의 시선과 생활자의 시선이 겹쳐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조용하고 장중동 느낌의 분위기였습니다. 다만 그곳에서 살고 있는 분들은 관광객으로 조금 시끄러웠을 듯싶었고요.
첫 숙소, 호텔공감공간입니다. 부산역 짐보관함에 맡긴 집을 가지고 숙소로 이동합니다. 약 1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도보로 이동이 많은 하루라서 그런지, 어깨에 가방을 메고 가는 게 힘들더군요. 숙소도착하니 저녁 6시가 넘었습니다. 근처 국밥집에서 저녁식사 한 후, 여행 1일 차 마무리 하였습니다.
여행의 첫날은 늘 그렇듯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2일 차 – 바다와 절벽, 그리고 이동의 시간]
숙소에서 9시쯤 체크아웃을 하고, 첫날과 깊이 부산역에 짐을 맡기고, 버스를 타고 '태종대'로 향했습니다. 처음에는 대학교인가?? 했는데 통일신라시대 무열왕이 이곳에서 활쏘기등 시간을 보냈던 장소였습니다. 도시의 풍경이 점차 바뀌고, 창밖에는 바다의 색이 짙어졌습니다. 다누비차(태종대 투어 셔틀, 전망대 > 영도등대> 태종사.. 이어지는 루트)를 이용했습니다. 등대로 이어지는 길, 절벽 아래로 펼쳐진 바다, 그리고 바람... 경치였습니다.
전망대에 내렸는데, 한 동상이 있더군요. 엄마가 두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였습니다. 아래 동상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니, 자살 방지라는..... 바다뷰가 보이는 곳인데 자살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 동상을 보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는 의미였죠.
전망대 카페에 잠시 앉았습니다. 뷰가 참 좋더군요. 평일이라 사람이 없었습니다. 희미하게 보이는 섬, 빠르게 지나가는 배, 바닷물이 넘실대는 곳에서 낚시하는 사람들.. 하루 종일 있어도 부담이 되지 않은 곳였습니다. 여행 중의 카페는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생각이 정리되는 장소처럼 느껴집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오히려 가장 풍성하게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점심은 중식집에서 하였습니다. TV에서 생활의 달인에서 나온 곳.. 여행지에서의 식사는 맛 그 자체보다 분위기와 맥락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영도의 해양박물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여행 오면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태종대에서 버스로 약 5 정거장 거리였습니다. 버스 타면서, 한국해양대학교와 그 마크가 적힌 큰 배가 보이더군요. 문득 한국해양대학교 나와서 선장이나 해볼걸? 생각도 해봅니다.
버스에서 내리고, 현장 분위기는 공원였습니다. 연구소 등 건물도 많았고요. 지난 1월 울진여행 시에도 해양박물관을 다녀왔는데, 특히 부산해양박물관은 수조관이 압권였습니다. 63 빌딩 아쿠아리움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큰 가오리, 상어, 화려한 색의 물고기들이 눈길을 끌더군요.
전시품을 보고, 잠시 숨고를 겸 박물관내 카페에서 쉬기로 하였습니다. 다음 장소 및 이동수단 획인도 하고요.
그리고 다시 버스로 약 1시간, 해운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저는 좌석에 앉고 눈감고 이동해서 인지를 못했지만) 그 중간에 '부산항 대교" 거치는데 고소공포증 있다면 무섭다고 하더군요.
버스는 아주 신속하게 부산항 대교룰 지나친 후에 해운대지역으로 진입하니, 차도 많고 복잡했습니다. 좌석버스 창가에 앉아 멍하니 밖을 바라보던 시간이 이상하게도 깊게 남았습니다.
해운대역 정거장에 내려서 두 번째 숙소인 도요코인으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두고 나왔습니다. 저녁쯤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았고요.
우리 가족이 향한 곳은 '해리단길'입니다. (작년 5월에 다녀온 경주의 황리단길과 비교하게 되었지만, 결국 두 공간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먹자골목 분위기였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품가계도 많았습니다. 여행 전에 블로그에서 본 상점도 들어가서, 소품들을 구경하니 시간도 금방 지나가네요.
저녁은 돈가스집으로 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호가 독특하더군요. 수수하지만 굉장해'.. 간식 먹을 것도 고려하여 3개를 주문하였습니다.
메뉴 주문 후, 널찍한 그릇에 솔트를 흩뿌리고 냉이나물, 겨자, 고추가 나오는데 뭔가 있어 보였습니다. ' 맛은 정말 좋더군요. 특히 돈가스와 같이 나오는 카츠라 좋았습니다.
이어 해운대 전통시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해리단길' 길옆에 있고, 약 10분 소요되었습니다. 중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소품가계도 들려 기념품도 구입합니다
전통시장은 사람이 많더군요. 떡볶이, 튀김, 오징어 등 먹거리를 파는 상점이 주류였습니다. 간식으로 떡볶이 및 튀김, 반건조 오징어를 구입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벌집 아이스크림까지... '삼국이네'떡볶이 참 맛있더군요.
시장의 풍경은 어느 도시에서나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활기, 소음, 냄새, 그리고 사람들... 부산 전통시장은 좀 더 활기가 넘치는 곳 같았습니다. 이후 숙소로 와서 간식을 먹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3일 차 – 평온한 아침과 예상치 못한 소식
오전, 어머니의 입원 소식을 접했습니다.
여행지에서 맞이한 부모님의 소식은 마음의 온도를 순식간에 바꾸어 놓더군요. 눈앞에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었지만, 생각은 병실로 향했습니다.
나 혼자 서울로 올라가야 하나? 생각을 하였는데, 동생이 오후에 간다고 하여 저는 일단 가족여행을 계속하기로 하였습니다.
여행의 즐거움과 현실의 무게가 동시에 존재하는 묘한 감정을 가지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조식 이후 해운대 해변을 산책했습니다. 해운대 아침의 바다는 낮과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어머니 소식으로) 조금은 쓸쓸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속소에서 해운대 해변을 거쳐 20분 걸어서 해변 블루라인파크 투어버스 타는 곳으로 왔습니다. 저희 가족은 왕복권으로 구입하고 해운대 미포~청사포~송정까지 투어면서 경치를 구경하였습니다.
멀리서 모이는 부산바다, 만화(슬램덩크)의 배경과 비슷하다는 청사포 거리, 상점들을 거쳤습니다.
송정에서 내린 후, 버스로 해동용궁사로 향했습니다. 송정에서 5-6 정거장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해동용궁사 입구에서 차량이 많아 막히더군요. 버스 타고 도보로 이동 추천드립니다.)
'해동용궁사'는 바다와 맞닿은 사찰이고요. 바다 곁에 자리한 절로 파도 소리와 함께하는 사찰의 풍경은 독특한 평온함을 주더군요. 사찰에서 보이는 바다모습은 장관이더군요.
오늘 오전 어머니 소식으로.. 저는 가족 건강함을 소원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사찰에는 참 좋은 구절이 많이 전시되어 마음을 안정하게 만들더군요.
사찰 구경을 마친 후 다시 버스를 타고 "해변 블루라인파크 투어버스' 타는 곳으로 왔습니다. 중간 전망대 코스에서 내린 후 주변경치(발아래는 유리로 되어, 바다가 밑에서 보이는) 보고 사진도 찍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점심 식사는 해운대 근처 고깃집애서 맛있게 하고 카피타임을 즐겼죠.
저녁 6시 넘어서 버스 아닌 지하철로 광안리 이동하였습니다. '드론쇼' 보기 위해.. 지하철에 내려 10분 정도 도보로 이동하였는데 사람들이 진짜 많더군요. 드론쇼를 보면서 수백 개 드론을 어떻게 조종가능할지? 생각하면서 감상하였습니다.(공연은 10분 정도)
근처에서의 저녁 겸 치맥 하였습니다. 광안리 드론쇼의 밤' 화려한 빛과 음악 속에서도 마음 한편에는 조용한 생각(부모님일)이 머물렀습니다.
4일 차 – 마지막 날, 가장 여행다운 하루
벌써 마지막날입니다!
조식 후, 숙소에서 9시쯤 체크아웃 후 짐을 맡겼습니다. 오늘 일정은 동백섬, 국제시장(깡통시장) 및 자갈치시장 입니다.
숙소에서 동백섬까지는 2킬로미터 정도로였습니다. 도보로 해운대 해변을 산책하면서 동백섬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어제도 본 동상이지만, 해운대는 '망원경을 들고 세계를 보는 여인?'이 인상 적였습니다. 해운대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곳이구나 라는 생각도 하고요.
동백섬 길을 따라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 산책을 하였습니다. 중간에 누리마루 APEC 하우스가 있었는데 2005년 세계정상회담을 했던 장소라고 하였습니다. 그 당시 회담했던 설명을 살펴보고, 층 아래로 이동하여 멀리 보이는 대교와 바다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분들도 동백섬에 와서 산택을 많이 하더군요. 주변에 운동시설도 있어 매일 운동하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도 해보면서요..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그저 걷고, 보고, 앉아 있는 시간을요
동백섬 한 바퀴를 걷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마지막 일정을 확인하였습니다. 숙소 1층 짐보관함에서 짐을 찾고 1003번 버스로 자갈치역 이동 합니다.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었고요.
자갈치역에 짐을 보관하고 시장 투어를 하였습니다. 깡통시장에 가서 분식, 어묵을 먹었습니다. 지난 2023년도에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등 재계인사들이 방문한 사진도 상점마다 걸어놓았더군요. '여기가 이재용 회장님이 서 있던 곳'이라는.. 국제시장에서 씨앗호떡도 먹었는데, (개인적으로 호떡인 잘 먹지 않지만) 부산 씨앗호떡은 맛있었습니다.
헌책방 거리도 있었는데, 정가 50-60% 정도 받더군요. 예전 학창 시절 때 공부했던 수학의 정석, 교육부제작 교과서등을 보고 과거의 추억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돌아오는 길 – KTX 안에서의 정리
19시 07분 부산역에서 서울역으로..
: 부산 → 구포 → 물금 → 밀양 → 동대구 → 대전 → 천안아산 → 서울역
열차 안에서 여행을 정리해 봅니다. 찍은 사진을 넘겨보고, 기억을 되짚고,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까지...
이번 부산여행은 아이들 겨울방학중에 세 번째 여행였습니다.
- 첫 번째 : 경북 울진(생활연수원)
- 두 번째 : 제주도
- 세 번째 : 부산
부산여행은 장거리였고, 자차로 이동하지 않은 점이 (여느 여행과는) 달랐습니다. 특이한 게 부산은 어린아이들 버스 요금은 받지 않은 점입니다. 올해 여름 혹은 가을에 시간 내서 다시 오고 싶은 곳였네요.
* 부산여행지 요약
1. 이재모피자
2. 송도 케이블카, 송도해변
3. 태종대
4. 부산해양박물관
5. 해변 블루라인파크(투어버스)
6. 해동용궁사
7. 광안리 - 드론쇼
8. 국제시장 / 깡통시장 / 자갈치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