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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그리는 지도
공부도 재능이다.
모두가 공부를 잘할 필요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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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숲길
Aug 7. 2020
우리 아버지는 엄하고 강했다.
반면에 어머니는 부드럽고 상냥했다.
술 자주 드시고 화 잘 내시는 아버지에게 불만이었지만
반면에 늘 고마운 한 가지가 있었다.
그건 바로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다는 것.
그건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힘겨운 농사일과 자식들 뒷바라지에
너무 바쁘고 지치셔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지금껏 그 부분을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공부 좀 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을
아주 가끔 하셨지만 그게 강요가 아니라서 좋았다.
학교에 가면 학년마다 담임 선생님이
틀린 개수만큼 손바닥을 때리거나 벌을 주셨는데
만약 집에서까지 그랬다면 굉장히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과한 체벌이 일상이었던 시절...)
우리나라의 교육은 참 이상하다.
아이마다 개성이 있을 텐데 개성을
묵살한채
일률적으로 높은 성적을 강요하고 학원으로 내몬다.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명문대에 가기 위해
위태롭게 젊음을 불태워야만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 1위인데도
행복지수가 바닥인데도 교육은 여전하다.
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속도가 너무 더디다.
공생이나 협업보다는 경쟁이 강요되고,
서열화에 지극히 익숙한 우리 공교육은
수많은 희생자와 바보를 여전히 양산하고 있다.
공부에 재능을 가졌거나
공부를 잘해야만 이룰 수 있는
꿈을 가진 아이들이 아닌 이상
모두가 똑같이 묶여서 고통받을 필요가 있을까.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일부 학자와 학부모들은 '교육 개혁'
을 외칠 수밖에 없다.
'수능 폐지'를 논할 수밖에 없다.
부모들이 아이에게
"공부 못해도 괜찮아.
너는 다른 개성으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어."
라고 말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교육과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길 소망한다.
나는 공부를 썩 잘하지 못했으며,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지방대를 나왔지만
행복지수가 굉장히 높다.
가진 것이 적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직접
삶으로 겪은 것이다.
그래서 아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공부 그까이꺼 못해도 괜찮아.
네가 즐겁게 할 수 있는 다른 걸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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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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