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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 걸까?

코로나 19와 이상기후

by 단아한 숲길

그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친구와 만나 식사 한 끼 하는 것이나 나이 드신 부모님을 뵙는 일조차도 조심스럽고 위험한 날들을 살고 있다. 어쩌다가 우리는 여기까지 왔는가. 우리는 왜 이지경이 되었는가?


맞벌이라서 아이를 긴급 돌봄에 보냈었다. 하지만 근래에 사태가 더 심각해졌기 때문에 남편과 의논한 끝에 서로 가능한 날짜에 번갈아가면서 돌보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소득은 줄겠지만, 어찌하겠는가. 아이를 지키는 게 먼저 아니겠는가.


그나마 우리 집은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애를 태우는 사람들이 참 많다. 심지어 집에 아이 혼자 있거나 아이들끼리 있어야 하는 집도 많다. 집에 있는 아이들도 힘들고 직장에 있는 부모들 마음도 불편하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걸까? 이 어려움들은 회복될 수 있을까? 어쩌면 재앙의 진입로에 접어든 게 아닐까?


예상보다 질긴 코로나와 무한 장마로 인한 수해가 겹치니 나라가 뒤흔들렸다. 이제 막 상륙한 태풍에 대한 불안감도 상당하다. 모두가 어수선하고 힘들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 누구도 끝을 알 수 없는 막연한 길에 우리는 서있다.


만약 코로나가 기적처럼 수습된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기후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2020년 들어 지구는 부쩍 강렬한 신음을 토하고 있다. 오늘 전화 통화한 지인은 아무래도 지금이 말세인 것 같다고 깊은 한숨을 토하며 불안해했다.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현실이다.


인간의 이기심이 지구를 병들게 했다는 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각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규칙들을 잘 지키면 상황이 좋아질까? 전문가들은 각 개인이 협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커다란 공장이나 화학 연구실 등에서 협조할 때 효과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혹은 세계적 차원으로 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지구인 모두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게 먼저일 것이다. 단체든 개인이든 지구를 살려야겠다는 확고한 의식을 가지고 공조한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지구가 다시 회복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각자 먹고살기에도 바쁜 세상이라서 환경 문제에 신경 쓰면서 노력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지구가 보내는 통렬한 경고음에 더 이상 둔감하지 말고 스스로를 채근해야 할 때이다. 그 어떤 문제보다 가장 시급한 일은 지구를 살리는 일이다. 먼저는 환경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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