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담소 12월 출사 이야기.
<작년 12월에 쓰던 글을 서랍에서 깨내어 보았습니다. >
스물이 되기 전에는 시간이 좀 빨리 흘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면 자유로워지니까. 서른이 되었을때 조금은 서러웠다. 언제나 푸릇하고 싱그러운 20대일줄 알았는데 흐르는 세월이 야속해서. 마흔이 되었을 땐 오히려 깊이 감사했다. 젊음이 사그라들고 있는 건 맞지만 한편으론 무사히 40년을 살아냈다는 게 기특하고 감격스러웠다. 조금씩 철이 들어가는 모양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의 고비를 넘겼던 이력 때문일까? 언젠가부터는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매 순간 감사하다.
조만간 만으로 쉰살이 된다. 즉, 내년 5월부터는 더 이상 40대가 아니다. 아직 40대거든요! 라며 버티는 것도 그만이다. 삶의 새로운 서막이 열리는 느낌이다. 그래, 더 노련하고 깊이 있는 삶으로 걸어 들어가보자.
쉰을 앞 둔 내 삶은 참 많은 것들로 채워져 있다. 수많은 기억, 작은 선택들이 만들어낸 결과의 조각들, 사랑하는 사람들, 삶의 각종 결실들... 그 중 오늘은 사진에 대해 말하고 싶다.
사진은 내 삶에 윤기를 더해주는 고마운 취미다. 베이킹 할 때 마무리로 시럽이나 꿀을 발라서 윤기를 더하듯 사진은 내 삶을 더 윤기나게 만들어준다. 사진을 찍기 위해 어디론가 움직이고, 그 곳에서 예쁜 장면이나 사물을 만났을 때 눈에 빛이 난다. 집에 돌아와서 카메라에 담긴 사진을 컴퓨터로 옮겨 보면서 괜히 행복하다. (물론 속상할 때도 많다.) 약간의 보정을 하면서 또 기분이 좋아진다. 이래서 오랜 시간 계속 사진을 찍고 있나보다. 50대와 60대 그리고 70대까지도 나는 아마 사진을 계속 찍으며 작고 소소한 기쁨에 웃음 지을 것이다.
23년부터 매 달 한번, 세종시 인근의 멋진 장소에 찾아가서 사진을 찍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의 반 이상이 직장 생활을 하는 주부들이라서 출사 시간이 고작 세 네 시간 정도지만 그 짧은 시간이 우리에겐 행복한 여행이다. 일상을 여행처럼!(2025년 12월 19일 / 세종시 카페 룩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