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뽈뽈러 Nov 14. 2022

책 이야기 32. 여성, 경찰하는 마음

# 주명희 외 지음


이 책은 여성 경찰, 즉 '여경' 들의 직장 내 분투기다.


남성 영역이라는 상징성이 짙은 경찰 조직에서 성차별, 때로는 성희롱, 성추행 등의 부조리와 부당함을  겪은 '여경'들이 그럼에도 인내하고 투쟁하면서 쌓아온 개선과 발전, 그 속에서 피어나는 보람과 희망, 열정을 보여주는 23인 현직 '여경'들의 이야기.


그 생생함이 담긴 책이 바로 이 책, '여성, 경찰하는 마음'이다.




20년 차가 넘는 고참 '여경'에서부터 경찰 생활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신참 '여경', 초임 순경에서부터 경찰대 졸업 후 경위 직위로 시작한 '여경', 그리고 내근직과 현장직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 장기간 파견근무 중인 '여경'까지, 실로 다양한 연령과 경력을 배경으로 한 여성 경찰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크게는 1부 '여경하는 슬픔'과 2부 '경찰하는 기쁨'이라는 두 개의 카테고리로 글이 진행되는 데,


어렴풋이 기억하는 '대림동 여경 사건'의 당사자가 직접 서술한 이야기 등 각각의 에피소드와 생각들이 두루 펼쳐져 경찰의 고충과 현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특히 경찰 내 성차별에 대한 몰랐던 현실은 비단 경찰뿐만 아니라 사회 여러 조직에서도 아직까지는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말의 일간지 북리뷰에서 이 책을 봤을 때는 그저 여성 경찰들의 이런저런 이야기가 아니겠나 싶어, 또 한편으론 그저 일반적인 남자 입장에서 대충 피곤한 얘기겠거니 하는 마음도 일부 있어 책을 사서 읽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헌데, 이번에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애초 관심 있던 책보다는 일종의 거리를 두려는 견해나 생각들에 직면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 이 책을 비롯하여 평소와 다른 패턴으로 여러 가지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는 역시나 대놓고 페미니스트라고 내세우면서 남성 경찰에 대한 비판론을 부르짖는 글에서는 그저 남자 입장에서 '음음음...' 하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나 역시 이제는 선임급에 접어든 시점에서, 과연 나 자신은 그동안 직장에서 여성과 남성 직원을 차별 없이 대했는지 등 여러 면을 되새겨볼 수 있었던 점에서 이 책은 유익했던 것 같다.


책을 읽을수록 점점 경찰 이야기를 넘어 사회 일반의 조직 사회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성성이 요구되는 업무에 한정된 '여경'이 아닌, 형사 업무 등 어려운 현장도 편견 없이 맡기는 경찰.

현장에서 보호대상으로 여겨지는 '여경'에 대한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사라지는 경찰.

결국 '여경'이 아닌, 한 사람의 경찰로서 불리고 대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이런 바람을 갖고서 오늘도 열심히 뛰고 이겨나가는 '여경'을 보여주는 게 바로 이 책이라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로 '여경, 경찰하는 마음'은 단순히 경찰 조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조직 사회 전반에 대해서도 한번 곱씹어 보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2. 11. 14.

매거진의 이전글 책 이야기 31. 독일의 힘, 독일의 총리들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