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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뽈뽈러 Dec 11. 2024

이런 게 '럭키비키'?

# 코 고는 소리 덕분에 누리는 새벽녘 깊은 밤


아내의 코 고는 소리에, 침대에 누운 지 2시간 만에 잠에서 깨어났다.


실제로 잠을 잔 시간은 1시간 정도 되려나?


때문에 짜증스러운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나도 그렇지만, 최근 들어 일의 고단함이 더해지면 아내의 코 고는 소리와 횟수는 점점 늘어난다.


둘 다 50대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몸이 약해지고 예민해져서 그런가 싶으니, 다소 서글프기도 하다.




새벽 2시에 일어나 짜증스러운 기분으로 거실 소파에서 2시간을 뒤척였다.


더 이상 잠이 안 오는 것 같아, 그냥 마음을 가다듬고서 따뜻한 차와 커피 한잔을 만들어 소보루 빵을 곁들이면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 너무나도 좋다.


새벽 4시 반이라는 깊은 시간의 깊은 고요함이 더해져서 더욱 좋다.


이런 마음을 글로 옮기면서 든 생각, 이런 게 '원영적 사고'라는 '러키비키'인 걸까?


어차피 깨인 거, 그 덕분에 깊은 새벽녘의 고요함을 누릴 수 있다는 점, 살짝 생각만 바꾸니 이 시간이 온전히 내 것이고 또 내 것으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이 그랬다.


앞으로도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이런 새벽시간을 갖고자 어제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기를 시도하는 중이다.


그런데 3일째도 아닌 2일째부터 차질이 생겨 어쩌나 싶다.


하지만 잠은 부족한 대신 원하던 새벽의 고요함과 깊은 시간을 온전히 누리고 있는바, 이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벌써 만족스러운 시간일 것 같다.


중학교 시절 병치레가 많았던 시기에 새벽시간의 맑은 정신과 그 집중력을 일깨워준 어머니의 영향으로, 하교 후엔 가급적 일찍 잠든 후 새벽 네다섯 시에 일어나 두세 시간 집중력 있게 공부하던 때가 꽤 있었다.


효과가 좋았던지 그 이후 아프지 않은 때에도 종종 새벽공부를 즐겨했었다.


새벽시간의 중요성 내지 회귀 갈망은 아마도 이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오늘로써 2일째!


앞으로도 새벽의 삶이 계속되길, 또한 이 시간을 지속적으로 누리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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