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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호 Oct 25. 2015

설렘과 설렘이 만나는 순간



항상 그랬다.

여행을 갈 때만큼 설렘을 느껴본 적이 잘 없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떠나는 여행은 두말할 것 없이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때 혼자서도 괜찮다.

길을 걸어가 보면 길거리에는 꽃만 피어있는 것이 아니라 연인의 손을 처음 잡을  때처럼 내 마음에도

두근두근 거리고 몽글몽글의 감정도 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유인즉슨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신호다.


여행은 원래 가기 전 짐을 싸고 상상을 할 때가 제일 떨리는 것 같다.

계획을 세우고 그 것을 기다리고  기다릴수록 그 설렘은 커져만 간다.

들떠서 잠이 오지 않고, 무엇을 먹을지, 옷은 어떤 걸 입어야  할지 즐거운 상상을 가지는 시간.


여행은 참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묘한 매력에 이끌려 사람들은 힘들고 지칠 때마다 떠나 보는 것이 아닐까.

모두가 설렘을 안고 떠나는 여행은 아니겠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들 들떠있다.

그 타이밍은 설렘과 설렘이 만나는 순간이 아닐까.


70억 지구인들 중에서 여행을 통해서 만나게 된 사람들. 

그런 우연은 흔치 않은 거니까. 같은 곳을 바라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보내는 시간들. 

그 속에는 나 혼자 있었던 적은 없는 거 같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날 편안하게 만들었다.

로맨틱과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에서 만나는 사람에게 더 마음을 뺏기기도 하는 것 같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여행지에서 만났던 사람이니까. 

나의 설렘과 그 사람들의 설렘이 만나는 지점이니까. 그렇게 그 곳에서는 불꽃을 틔울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래서 여행을 다녀오면 또다시 여행을 가고 싶은 것 같다. 

더 멋진 사람들을 만나고, 웃음꽃이 끊이질 않는 사람들과 더 넓은 세상과 함께  마주하고 싶어 진다.

스쳐지나 가는 인연들에 대해 마음을 뺏겼다가도 그 마음을 다시 그 만난 곳에 두고 오는 거다. 

그리고 언젠가는 좋았던 추억 하나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몹시 놀랄 때도 많고 당황스러울 때도 많다. 

생각했던 것처럼 일이 순탄하게 풀리는 것도 아니고 

즉흥적으로 계획이 많이 바뀌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고 나만의 여행이다.

나만의 시간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에게 그 시간을 공유하기를 허용한다면 그 만남은 더 멋진 인연을 만날 수도 있다.


모든 여행지는 설렘과 설렘이 만나는 시간이고 장소다.

삶이 지치고 힘들다면, 새로운 것을 만나고 설렘을 만나고 싶은 타이밍이라면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이다. 

혼자 여행을 갔어도 그 곳에 있는 사람들과 

같은 것을 바라보고, 같이 설렘을 느끼고, 같이 웃으면 된다. 

옆에 사람이 웃으면 나도 안정되고 기분이 좋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걱정 따위는 집에 고이 모셔놓고 떠나기만 하면 된다.

내면의 감정과 감성을 충족시켜주는 것. 그 세상과 내가 부딪히고 한 걸음 나아가는 것. 

그게 여행이니까. 그게 떠나는 이유니까. 

떠나 보면 그리운 날들이 있는 것처럼, 여행을 다녀오면 그 곳이 또 그리운 날이 분명히 있다. 


일상을 탈출하고 가끔은 떠나자.

어떤 두근거리는 일들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는지 그대를 잘 모르기에 떠나야 한다.

그것을 만나봐야 한다. 

당신이 만나지 못한 아주아주 근사한 시간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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