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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호 Oct 16. 2015

당신이 사랑해야 할 '그림자'

shadow

그림자는 늘 우리를 따라 한다. 그러니 그림자를 위해 웃어보자.




어두운 밤,

길을 걸어가다 인기척이 느껴지는 순간 

뒤를 돌아볼 때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순간 나는 내 뒤에 누군가가 있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내 뒤에는 그 어떤 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오직 나의 그림자만이 나를 따라오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를 묘하게 닮아있는 녀석이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그림자는 나고

나도 그림자다.


어두컴컴해서 그런지 어떨 때는 나보다 내 그림자가 더 커 보이고 멋있게 보이는 날이 있다.

또 어떤 날은 한 없이 작고 초라하게 보일 때가 있다. 

그림자는 은연히 매일 매일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망설임 없이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에게 묻고 싶은 밤이었다. 

누군가를 따라다닌다는 것은 어떤 모험인 것인지,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궁금했다. 그러나 그림자는 말이 없다. 

다만 자신의 자리를 지킬 뿐이다. 나보다 앞서 나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보다 뒤쳐지지도 않는다.

그저 내 곁에서 머무르고 있는 녀석.

알 수 없는 표정이지만, 왠지 그 날의 내 표정과 많이 닮아 있지 않을까.


날 따라다니는 그림자를 위해, 

조금은 더 많이 웃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묵묵히 나의 뒤를 밟아주는 녀석이 조금이라도 힘들지 않기 위해

그 걸음 하나하나 무거운 걸음이 아닌 가뿐하고 신나고 재미있는 하루를 선사하고 싶어 진다. 


그림자는 악이 아니다.

때로는 악과 같은 어두운 밤에서 내 곁을 지켜주는 친구이다.

죽은 사람은 그림자도 없다. 멈춰있는 사람은 그림자도 멈춰있다. 

고로 그림자는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그림자에 대한 책임은 그 사람에게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분신과 같은 그림자를 평생 데리고 살면서 그 녀석을 웃게 해줄 충분한 사명감이 있다.


당신이 해야 할 일 당신의 얼굴에 무거운 그림자를 데려오지 않기.

그 녀석을 미워하지 않기. 두려워하지 않기.

우울해하지 않기. 외로운 밤 그림자를 무참히 밟지 않기.

그저 곁에 있다는 느낌으로 조금은 밤에 서로를 위로하고 아파하지 않기.

그리고 그 그림자를 포기하지 않기. 


그림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이유는 

어디선가 날 비추고 있는 '빛'이 있다는 것.

그걸 절대로 까먹지 않기. 

아침이면 내 그림자는 나의 걱정과 근심을 안고 사라져버릴 테니까. 

태양이 뜨고 힘든 하루가 시작되고 끝이 나면  그땐 또 나의 슬픔을 가지러 그림자가 올 수도 있으니까.


혼자인 밤이라도,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기.

결국 그림자는 항상 네곁은 지키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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