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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호 Nov 07. 2015

비가 오는 밤 하늘은 무심하다



나는 원래 비가 오는 걸 좋아한다.

따닥따닥 내리는 빗소리도 좋고 비가 가지고 있는 그 냄새도 좋고 시원함도 좋다.


그런데 비가 오는 밤 하늘을 보고 있으면

평소에는 그토록 환하던 달도,

작고 귀엽게 빛나던 별들도 그 자취를 감추고 만다.

비가 문제다.


운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평소 잘 웃는 사람이 울어버린다면 그 사람의 얼굴에는

환하던 달의 모습도, 깨알같이 빛나던 별의 모습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눈물을 흘러야 하는 날이면 애써 한번 웃어보라.

꼭 꼭 숨어있던 달과 별이 문득 인사를 할 것이다. 당신의 주위 사람들도 그것을 보고 반가워할 것이다.

눈물이 흘러야 할 일이 있으면 울어야 한다. 실컷 울고 난 뒤 빨리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


어두운 상태보다는 조금은 환하게 웃었으면 하는 것이다.

우울한 날보다 웃음기 가득한 날이 많았으면 좋겠는 것이다.

달이 없는 밤은 너무 어두울 수도 있으니까.

작은 촛불이라도 켜고 보통보다는 덜 하더라도 온기를 느껴야 하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 사소하고 작은 일들에 상처받지 말았으면 좋겠어.

모든 것이 다 중요한 건 아니니까. 이만큼 했으면 충분해다 할 정도면 된다.


그 감정에 잠시 머물렀다가 빠져나와야 하는 것이지

그 감정에 갇혀 더 깊숙이 들어간다면 그 틀안에서 늘 괴로워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비가 오는 날이면 밤까지 괴로워하지 말고, 외로워하지도 말아.

그냥 한번 웃어 넘겨버려. 살다 보니 별일 다 있네. 그 문제를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넘겨버려.


심호흡을 크게 하면서 나쁜 감정을 뱉어내버리고, 다시 좋은 감정으로 그 마음을 채워 넣었으면 좋겠어.

밤하늘에는 별도 뜨고, 달도 떠야. 

아름다운 법이니까. 

그래야 밤도, 하늘도, 당신도 외롭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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