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원이라는 카페에 갔다.
그녀는 자몽에이드를 좋아한다.
나를 처음 만나 카페에 갔을 때도,
1년이 지난 지금 카페에 가도 그녀는 늘 자몽에이드를 주문한다.
레몬도 아니고, 키위도 아니고 항상 자몽에이드다.
그녀는 좋아하는 것이 뚜렷하다.
상큼하면서 달달한 것을 좋아한다.
변함없이, 늘, 꾸준히 좋아하는 것들이 있다.
변함없이 늦잠을 자고,
늘 천천히 음식을 먹으며,
꾸준히 잘 웃는다.
언젠가 한 번은 자몽을 사서 함께
자몽청을 담가본 적이 있다.
인터넷 레시피를 보고 잘 익은 자몽을 일일이 까서 설탕을 듬뿍 넣고 만들었다.
그리고 하루 이틀 숙성을 시킨 뒤 가족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는데
카페에서 늘 맛있게 먹었던 그 맛이 나오질 않는다.
우리의 손 맛이 없는 건지, 레시피가 잘못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 실패 한 뒤 다시 도전은 하지 않았다.
만들어 먹는 것보다 카페에서 함께 먹는 맛이 더 좋았나 보다.
자몽에이드의 끌림.
야리야리한 자몽의 색이 좋다.
언제나 카페에 가면 자몽을 찾는 그녀.
나도 늘 자몽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1년, 3년, 5년이 지나도 늘 만나고 싶은 사람.
새로운 신 메뉴들이 많이 나오겠지만 늘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렇게 자몽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