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人生).
사람으로 태어나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난 모든 것을 다 즐겨봤으면 한다.
어릴 때 친구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너는 몇 살까지 살고 싶어?”
“100살 때까지 살 거야.”
“그때까지 살아서 뭐하게? 완전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텐데.”
“세상 모든 것을 다 해볼 거야. 벽에 똥칠도 해볼 거야.”
나는 어릴 때 이 친구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벽에 똥칠을 하면서까지 살고 싶단다.
세상 모든 음식을 먹어보고
세상 모든 것을 구경하고
세상 모든 것은 직접 보고, 느끼고, 만지고
모든 경험을 해보고 죽고 싶다는 친구.
어쩌면 나는 이 친구가 부러웠을 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에.
그저 부러워만 했던 것 같다.
해보는 거다.
사랑도 해보고 이별도 해보고
맛있는 것도 먹오보고 맛없는 것도 먹어보고
사뭇 진지하고 진실되게, 때로는 깃털보다도 가볍고 고요하게
다 해보는 것이다.
어쩌면 그게 멋진 인생이 아닐까.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인생 말이다.
한없이 게을러도 보고, 누구보다 바빠보기도 하고,
자신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경험해 보는 것이다.
세상에는 내가 보지 못한 경관도
세상에는 내가 먹지 못한 음식도
세상에는 내가 만나지 못한 사람도, 사랑도
아직 너무 많은 것이 남아있다.
이제부터 남은 삶은 그것들을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고, 생각하며 살 것이다.
물론, 친구의 말처럼 벽에 똥칠할 때까지 말이다. 늙어서까지 도전하고 부딪히고 날아보겠다.
이런 말이 있다.
아무리 20대라고 해도 꿈이 없으면 노인이고,
노인이라고 해도 꿈이 있다면 그 사람은 청춘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나.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