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무 Sep 03. 2021

알림 없는 새벽에 글쓰기

어느 순간부터 새벽에 글을 쓰는 게 편해졌다. [다들 새벽에 글을 쓰면 안 된다고 후회한다고 하던데... 너무 감성적으로 써진다나? 내 글은 어떨지 모르겠다.] 지금이야 구독자가 없어 다행이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ㅎ] 구독자가 있을 땐, 글을 올리자 마 알림이 가기 때문에 발행해 놓고도 부끄러운 경우가 많았다. 뭐, 알림을 설정 해 두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바로 들어와 읽고 '좋아요'를 눌러 주신다던지 '댓글'을 달아 주신다던지 그런 경우가 있었으니...


그렇게 글을 발행 해 놓고 후회하거나 부끄러워 발행 취소를 했던 글들이 한 둘이 아니다. 아깝지만 스스로 평가하기엔 부족함이 많다는 이유였다. 지나고 나면 왜 그리도 많은 부끄러움들이 보이는지, 마치 술에 취해 옛 연인에게 톡을 보내 놓고 후회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삭제하고 싶은데 시간은 지났고, 확인 도장 '1'도 사라진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아무도 읽지 않는 새벽에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도 역시, 완벽하거나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게 스치듯 읽는 사람도 구독 알림도 없어 '빠른 읽힘?'은 없다는 거다. 대체 뭔 정신으로 글을 쓰고 발행을 했는지, 글 귀신이 붙은 것도 아니고, 뭔가 말하고 싶은 거였을까? 그도 아니면 정말 심심했던 거였나? 발행을 누르고 난 후에야 정신이 돌아와 다시 읽거나 아니면 너무 피곤해 컴퓨터를 끄고 다음 날이 돼서야 다시 읽어 보거나 한다.


'아니, 글 쓰는 과정에서 계속 읽어보고 수정하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물론, 그렇게 하긴 하는데 당시엔 그도 잘 발견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슬프게도 꼭 발행을 하고 난 후, 지나고서 읽어봐야 그 모든 것들이 보인다.


아마 지금 이 도 그렇겠지? '다른 계정의 글들을 옮겨와야지' 하며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엉뚱하게도 또 이 짓을 하고 있으니... [구시렁거리기] 또 내일이면 후회하겠지? 사라질지도 모르는 소심한 이의 글...


한두 시간 정리하지 못했던 블로그 글들을 정리하고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쓰려하니 체력이 바닥이 났다.

블로그 역시 계정을 옮는 중이라 정리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게 문제다. 그렇게 한꺼번에 하려니 지치기도 일쑤고, 새로 써 내려가는 글쓰기 과정보다 재미도 덜하다. 가만 놔둬도 두 달에 한번, 블로그 수익이 입금되어 들어오는 계정을 삭제하고 다른 계정으로 옮겨 작업하려니 마음도 씁쓸하고, 처음부터 내 계정을 사용했어야 했는데, 이것도 경험이라 생각해야겠지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 돌봄도 필요한 지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