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노는 것에 한이 맺히면 이렇게 된다
∙ 이 매거진은 IT 스타트업 굿너즈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 이 매거진은 연재물입니다. #1화부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창업을 한다면 어떤 아이템으로 할까?
창업을 결심하고 줄곧 생각해온 주제다. 떠오르는 건 많았지만 필살기는 언제나 '액티비티'였다. 웬 뜬금포인가 싶겠지만 이야기는 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놈의 군대 얘기) 언제나 함께일 것 같았던 '자유'가 사라지고 나니 하고 싶은 것들이 마구 떠올랐다.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바라본 세상은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재밌는 거리가 너무나도 많은 곳'이었다.
패러글라이딩이나 한번 해보고 올걸...
와.. 이 날씨면 한강 가서 가만히만 있어도 재밌겠다.
목적지 없이 표지판만 보며 다니는 즉흥 여행을 하는 거야. 와... 진짜 재밌을 거 같은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렇게 하고픈 것들을 수첩에 적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나가면 꼭 해야지-리스트는 차곡차곡 쌓여갔고 나는 의지 과잉 청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급기야 이런 생각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세상의 모든 재밌는 것들을 경험하겠어.
그리고 나 같은 잉여를 위한 가이드북을 만들어야지.
그러니까 이런 식의 책을 쓰고 싶었던 거다.
시간은 많은데 뭘 해야 될지 모르겠지? 이거 한 번 봐봐. 세상에 재밌는 게 이렇게나 많아. 네가 조금만 노력하면 이런 재밌는 것들을 할 수 있어. 집에만 있지 말고 도전해보는 게 어때?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은 과거의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지난날에 대한 후회를 이렇게라도 해소하고 싶었나 보다. 20대가 끝나기 전까지 '세상의 모든 재밌는 것'을 경험하고 <20대에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란 책을 내는 것. 이렇게 내 목표를 정했다. (이렇게 막연하고 포괄적인 걸 목표라고...)
군 복무를 마친 나는 이런저런 액티비티를 하며 블로그를 운영했다. 내 관심은 처음 액티비티를 접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주는 것이었다. 1) 비용은 어느 정도 드는지 2) 챙겨야 할 물품이 있는지 3) 전국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4) 알아둬야 할 꿀팁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었다. 하나 둘 포스팅을 하며 책보다는 SNS 기반 미디어, 온라인 서비스 등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오픈 컬리지를 만났다.
당시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 이상의 것을 전달하자.'라는 목표가 있었고 이를 위해선 직접 체험이 필요했다. 나 홀로 기획하고, 체험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데 한계를 느낄 때쯤 오픈 컬리지를 알게 되었고, 호스트로서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이자 '이건 무조건 프로젝트로 만들어야 한다'는 직감이 들었다. 나의 계획은 사람들과 함께 액티비티 경험을 쌓으며 (개인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이 아이디어에 공감하는 사람을 찾아 함께 창업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버킷 리스트를 응모받아 함께 이뤄나가는 컨셉으로 <Funny Bucket>이라는 프로젝트를 개설했다. (실제로 작은 양동이에 포스트잇으로 응모를 받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지원하고 생각보다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실제로 체험한 버킷 리스트들]
지혜의 숲에서 밤새 책 읽기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청
양궁 체험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로 자신감을 얻은 나는 '나의 사업 구상'을 소개하고 다녔고 그리 어렵지 않게 두 명의 팀원을 구하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공동창업자 Y와 다른 이들이다.) 내가 만들고자 한 것은 액티비티 콘텐츠를 기반으로 놀 거리를 큐레이팅 해주는 서비스였다. 검색하면 구글을 떠올리듯 '뭐하고 놀지?' 싶을 때 내가 만든 걸 찾아왔으면 싶었다.
나의 첫 사업 도전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상황 정리 - 통기타 프로젝트에서 만난 Y가 아닌 다른 친구 두명을 섭외해 고향 친구 H와 함께 액티비티 콘텐츠 관련 창업을 준비함.
글쓴이는 현재 스타트업 GOODNERDS에서 앱 서비스 기획과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GOODNERDS는 질문에 답을 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익명 SNS 우주챗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