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훈 Mar 26. 2018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카메라 든 학생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것

∙ 이 매거진은 IT 스타트업 굿너즈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 이 매거진은 연재물입니다. #1화부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umans of Open College는 '보통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오픈 컬리지에 있는 동안 열여섯 명을 인터뷰했으며, 그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오픈 컬리지 페이스북 그룹에 공개했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는 대단한 사람들의 그것 만큼이나 재미있었다. (나도 예상치 못했다.) 당시 오픈 컬리지 내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포스팅이었고 (인터뷰를 받기 위한) 대기자만 서른 명 넘게 줄 서있었다. (실제 콘텐츠는 이런 식이었다.)


인터뷰가 주는 즐거움이 뭐길래.



인터뷰 프로젝트는 설익은 기획이었다. 나조차도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지 잘 몰랐고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해가지 않았다. 그저 '여기 사람들은 스펙트럼이 엄청 넓으니까 일일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밌겠다.' 정도의 마음으로 시작했다. 인터뷰가 주는 가치는 수차례의 경험이 쌓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즐거워한다.

누구든 가까이에서 관찰하면 매우 구체적으로 (다른 생각을 갖고)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삶과 가치관에 관한 이야기는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한 즐거움을 준다.



인터뷰 프로젝트가 나에게 남긴 것



Humans of Open College는 에너지가 많이 드는 프로젝트였다. 한때는 이 일(?)이 너무 좋은 나머지 '평생 이어가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휴학생의 패기였다.) 하지만 복학을 하고 나서는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인터뷰 프로젝트는 약 6개월에 걸쳐 진행된 장기 프로젝트였고 나에게 많은 걸 남겨줬다. 첫째로, 학생으로서 누리기 힘든 사치스러운(?)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개발자, 디자이너는 평범한 축에 속할 정도로 특이한 직업군이 많았는데, 인터뷰를 핑계로 (꽤 진지한) 대화를 나눠본 것이 학생인 나로선 큰 영감이 되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나 앱을 개발하게 된다.



나와 동네 친구 H, 그리고 오픈 컬리지에서 만난 Y가 중심인 우리 팀은 현재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앱을 만들고 있다. 브런치 글 말미에 항상 언급해온 우주챗은, 하루에 두 번 질문이 배달되고 이에 대한 답을 짤막한 글로 쓰는 앱이다. (현재 안드로이드에서만 이용 가능) '사람들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즐거워한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고, '익명'이라는 장치를 두어 조금 더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우주챗은 가치관 기반의 소통 앱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술술(?) 풀린다면 흔한 문과생의 창업이 아닐 것이다. 나는 1) 창업을 함께할 동료2) 창업 아이템을 눈 앞에 두고 먼 길을 돌아가는 선택을 한다. (그땐 미처 알지도 못했다.) 군 제대와 함께 줄곧 꽃혀있던 '액티비티'라는 분야에 깊게 빠져들게 되고, 나의 첫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이에 필요한 역량을 쌓지 않은 죄(?)로 아주 어마무시한 벌들을 받게 된다.






글쓴이는 현재 스타트업 GOODNERDS에서 앱 서비스 기획과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GOODNERDS는 질문에 답을 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익명 SNS 우주챗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흔한 문과생에서 창업 준비생으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