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심령으로 통회하는 다윗의 참회 고백록
구약성경의 인물 중에 다윗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강하다. 먼저 그의 인격이 지닌 인물의 됨됨이가 그렇고, 왕조시대의 2대왕이라는 역사적 배경에서 그렇고, 성경의 지면에서도 압도적인 분량을 차지한다. 다윗은 유다 베들레헴이 고향으로 이새의 여덟 형제 중 막내였다. 다윗이 태어나고 자란 시기는 지금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인 블레셋의 군사력이 막강했고, 유대의 초대 국왕이었던 사울왕의 통치기반이 막 시작돼 내우외환의 위기였다. 그런 시대적인 배경으로 20세 이상 남자들은 병역의 의무를 감당하기 위해서 전장으로 내몰리고 있었다. 다윗은 막내였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양치기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틈틈이 자작시를 지어 읊었고, 수금으로 그 시를 찬양으로 불러 신에게 봉헌했다. 무예를 수련하는 일에도 게으르지 않았다. 하루는 아버지 이새의 심부름으로 전장의 형들에게 먹을 것을 챙겨 안부를 물으러 갔다. 다윗이 전장에 도착했을 때 이스라엘과 블레셋은 항오를 벌이며 서로 입씨름하며 상대의 기를 죽이려 안간힘을 썼다. 그때 블레셋에는 3미터에 육박하는 골리앗이 완전무장한 채로 나와서 이스라엘을 강아지 취급하며 모욕하고 있었지만 골리앗의 당당한 위세에 유대 장병들은 비맞은 생쥐처럼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때 야훼 하나님을 경외하는 다윗의 신앙심에 불이 붙었다. ‘우리의 신을 모독하는 저 놈이 누군데 나설 자가 없어서 쩔쩔매는가’ 하는 그의 의분이 그를 사울 왕 앞에 서게 했다. 청소년에 불과했던 다윗에게 일반 사람들보다 장신이었던 사울 왕의 갑옷과 투구 어느 것 하나 소용없었다. 사울 왕을 비롯해 어느 장군도 다윗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은 없었다. 그의 형제조차 ‘저 어린 게 무슨 망발인가’ 의문을 던졌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다윗은 평소 갈고 닦았던 물맷돌을 매만지며 골리앗과의 설전에 한 순간도 밀리지 않았다.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며 골리앗이 코웃음을 칠 때 다윗의 물맷돌이 전장의 허공을 가르며 쌩하니 날아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골리앗의 이마 정중앙에 그대로 딱하고 꽂혔다. 거구의 골리앗이 정신을 잃어 혼미한 틈을 타 다윗이 번개처럼 내달려가 골리앗의 칼을 집어 들고 그의 목을 내리쳤다. 그러자 전세는 일순간에 뒤집혔다. 이스라엘이 천지를 뒤흔드는 환호성을 내지르며 태풍처럼 블레셋을 추격하며 적을 섬멸하기 시작했다. 이런 까닭에 다윗이 결국 왕의 사위가 됐다. 그러나 전장에 나갈 때마다 승리하는 다윗에게 왕위를 뺏길까 사울 왕은 위기를 느꼈다. 다윗은 사울 왕의 집요한 추격을 피해 다녀야했다. 그러다 결국 전장에서 죽음을 맞은 사울 왕에 이어 유대의 왕이 되었다. 다윗이 왕이 되고 주변국과의 전장에 나설 때마다 승리했다. 어느 순간 왕의 안위를 염려한 요압 장군의 권유를 따라 전장에 출정하지 않았다. 그 순간 다윗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그는 부하 우리야의 아내인줄 알았지만 밧세바를 왕의 침상에 불러들였다. 죄를 지은 다윗은 파장을 염려해 우리야를 최전선에 보내 적의 화살에 맞아 죽게 했다. 그럼에도 어느 누구하나 다윗의 죄를 지적하지 않았다. 10개월이 지나고 나단 선지자가 그를 찾아와 하나님의 뜻을 전하며 그의 잘못을 지적하자 그는 바로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었다. 신의 진노를 쌓게 된 다윗은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급거 피난길에 올랐다. 다윗이 그래도 왕이라는 백성과 죄지은 자는 우리의 왕이 될 수 없다는 사람들로 민심은 양분됐고, 나라는 내전으로 치달아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결국 다윗은 나라를 되찾고 왕권을 회복했지만 반역했던 아들이 죽었고, 그는 자신의 죄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고 자책하며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나라를 위해 충성한 애국자를 반역자처럼 대접하고 죽은 왕자를 위해 곡소리를 그치지 않는다면 왕의 자격이 없지 않은가하는 고언을 듣고 다윗은 겨우 마음을 추스렸다. 다윗은 의로움으로 왕좌에 앉았고, 그의 범죄 때문에 왕좌에서 쫓겨났다. 다윗은 시편의 절반 가까운 시에서 파란만장한 그의 삶의 처지를 노래하며 신의 도우심을 구했고, 또 그의 일생을 이끈 야훼하나님의 성호를 찬양했다. 시편 51편은 다윗의 참회의 심정을 적은 시로서 후대의 우리에게 읽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