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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할 때 꼭 체크하세요

의사가 이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또다시 의료사고 날 뻔했다

by 운아당

오늘이 드디어 그날이다. 벼르고 별러 예약한 임플란트 시술. 일어나자마자 가슴 두근거렸다. 지난번 간호사가 일러준 대로 아침식사 후 처방받은 약을 먹었다. 페니실린항생제, 소염진통제, 위보호제다. 11시 30분 2층인 치과로 올라가는 계단은 지리산 천왕봉만큼이나 높다.


이 병원은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된다. 오늘 이 시간 대는 수술이 있어 예약을 하지 않았는지 아무도 없다. 다행히 조용한 가운데 수술실에 들어갔다. 간호사는 마취주사 시에만 조금 아프고 수술 시에는 통증은 없을 거라고 편안하게 마음 푹 놓고 있으면 된다며 마음을 안정시킨다.


의사가 들어왔다. 입을 벌리고 마취 주사를 놓았고 한 오분이 채 넘지 않아서 바로 수술로 들어갔다. 무통 마취주사라 했는데 진짜 통증이 없었다. 의사와 간호사 두 명이 수술을 도왔다. 이 작은 입에 톱으로 나무 자르는 소리가 났다. 나사못 박고 망치로 두드리기도 하고, 마치 건축공사하는 것 같았다. 왼쪽 아랫 이를 3개를 심었다. 의사가 '이제 마지막 심었는데 입술에 감각이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나는 정신 놓고 있다가 그때야 내 입술 감각을 느꼈다. 감각이 없었다. 두부 만지는 것 같은 느낌. 지난번 의료사고 때와 비슷했다. 무감각. 찌릿한 것도 없다. 손으로 입술과 아래를 다시 만져봤다. 역시 아무런 감각이 없다.


의사는 급히 사진을 다시 찍어 보라고 했다. 사진을 찍고 왔더니 신경을 살짝 건드린 것 같다며 다시 빼내고 '8.5mm로 심어야겠다'라고 했다. 수술은 지연되었고 다시 심고 사진 촬영하여 확인하고 하는 사이 무감각이던 아래 입술 감각이 돌아왔다. 두 번째 임플란트가 신경이 지나가는 자리였고 피해서 심는다고 했으나 살짝 건드렸다고 한다. 세상에 의사가 확인멘트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미처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공사하느라 시끄러웠으니까 입술감각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체크해 줘서 감사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임플란트 심을 때 의사는 꼭 환자에게 확인해야 한다. 혹시 감각이 어떠냐고. 환자는 자르고 파고 심는데 정신이 없다. 나는 한 번 당하고도 신경줄을 놓게 되더라. 수술 당시 의사가 체크하지 않았다면. 신경이 오래 눌려 있으면 회복 기간도 늦다. 아니 아예 회복이 안 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임플란트 시술 시에 환자 역시 꼭 입술 주변의 마비 증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마취증상은 입술까지 마비는 오지 않는다. 수술 후 한 시간 정도 지나면 거의 다 풀린다. 더 이상 마비 증상이 있으면 바로 치과로 가야 한다.


지난번 오른쪽 임플란트 시 의료사고로 신경이 눌린 것을 하루가 지난 후에야 치과에 가서 아직도 찌릿하다. 그 의사는 체크하지 않았다. 수술 후 확인 사진도 찍지 않았다. 트라우마가 깊어서 다시는 치과를 찾지 않을 거라 했지만, 통증이 오니 어쩔 수 없이 찾은 병원이 이 병원이다. 지난번 그 병원은 이제 수련의를 마치고 전공의로 처음 개업한 병원이었다. 7명의 의사가 상주하며 진료를 한다고 크게 광고를 하여 사람들이 붐볐다. 내가 임플란트 하던 날도 간호사에게 '30분이면 끝나니까 다른 환자 준비하라'며 서두르는 기색이 완연했다. 환자입장에서는 일생일대의 큰 수술인데 의사는 무슨 식당 줄 서서 음식 내어주는 격이다. 그런 부산함이 의료사고를 불러오지 않았나 싶다. 다행히 이 병원은 신중하게 환자 상태를 체크하면서 수술을 진행해서 다행히 의료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 지금생각해도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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