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y Story

임플란트 의료사고 내가 당하다니

두려워 미루고 미루던 임플란트 수술인데

by 운아당

지난해 11월 경 이빨이 전체적으로 심하게 흔들리고 아파왔다. 치과가기를 호랑이 만나는 것보다 싫어하기에 미루고 미루다가 잘한다고 소문난 치과에 갔다. 사실 잘한다고 소문난 것이 아니라 임플란트 10,000회를 했고 임플란트 전문이라는 새로 개업한 병원이었다. 광고를 이마트는 물론 도로 옆 현수막이 눈에 밟힐 정도였다.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저렇게 홍보를 대대적으로 할 수 있을까 싶어 고르고 고르다가 그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사진을 찍고 양쪽 4개씩 8개의 치아를 임플란트 해야 한다고 했다. 덜컥 겁이 나서 생각해 보고 다시 오겠다고 하고 병원을 나섰다. 이빨이 아프니 잘 먹지도 못하고, 소화도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치료를 해야 하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다. 병원 입구를 왔다 갔다 반복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솔개 이야기가 생각났다. 솔개는 70살까지 살 수 있지만 40살이 되면 털이 너무 많아져 날개가 무거워지고, 부리와 발톱은 너무 길게 휘어 먹이를 먹거나 쥘 수 없게 된다. 40살의 솔개는 더 살기 위해 먼저 바위를 쪼아 부리를 깬다. 그 뒤 새로운 부리가 나오면 발톱을 모두 뽑아내고, 다시 발톱이 나면 깃털을 모두 뽑아낸다. 그렇게 가벼워진 날개와 새로 난 부리, 발톱으로 남은 30년의 생을 더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래, 지금 저세상 가기는 아쉽지. 나도 많이 사용했으니 앞으로 더 살려면 리모델링해야 하지. 용기를 내어 병원을 다시 갔다. 이빨을 8개를 뽑았다. 먼저 오른쪽 부터 치아 위아래 2개씩을 뼈이식을 하고 3개월을 기다렸다.


드디어 임플란트를 심었다. 이제 음식을 편하게 씹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3개월만 기다리면 우선 오른쪽으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겠다고 기대를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오른쪽 아래 임플란트 1개가 신경을 누른 것이다. 처음에 마취가 안 풀려서 그런 줄 알고 기다렸다가 간호사에게 전화했더니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의사는 임플란트를 빼내고 신경이 눌려졌다고 했다. 잇몸은 물론 아랫입술 오른쪽이 전체가 감각이 없는 마비가 왔다.


처음에는 침이 흐를 정도로 감각이 없었다. 놀란 가슴은 진정이 잘 되지 않았다. 긴 밤을 꼬박 뜬 눈으로 지새운 날이 많다.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위도 쓰려 내과에 갔더니 역류성 위염으로 약물치료를 받았다. 식사를 잘 못하니 건강이 여기저기 안 좋아졌다. 의사는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 현재 9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9개월 동안 마음고생도 참 많이 했다. 좋아하던 여행도 하지 못하고, 하모니카 배우던 것도 포기했다. 다시 시작하려니 흥미도 떨어졌다. 감각은 거의 돌아왔지만 전기가 흐르듯이 찌릿찌릿한 것이 남아있다.


아직 그 문제의 이빨을 완치하지 못하고 있다. 2주일 후 다시 임플란트 심기로 예약이 되어 있다. 두려움으로 마음 졸이고 있다. 의사는 자신이 잘 치료를 마무리해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두렵다. 그 병원에서는 못할 것 같기도 하다. 다른 병원에 가서 하려니 또 새로운 곳에서 잘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고 있다. 그동안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받은 것에 대한 진심어린 보상도 사과도 없다.


나한테는 그런 일은 없으리라 생각되던 것들이 갑자기 불현듯이 나에게도 닥친다. 내일 일은 정말 아무도 모른다. 한껏 겸손해졌다. 나 혼자 다른 사람에게 피해 안 주고 살면 되리라 하지만 느닷없이 당하는 불행도 있다. 현재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겠다. 이제 흠이 있는 몸도 사랑하는 법을 익혀야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