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은 용서는

4일째

by 운아당

지난여름, 시골집 야외에 지붕을 설치하는 일이 있었다.
친척 형님네 사위가 건축 일을 한다기에
언젠가 말을 꺼냈더니
여름엔 일이 없으니 와서 해주겠다고 했다.
하루면 충분할 것처럼, 크게 어렵지 않은 일처럼 말했다.

그 형님네는 우리 집안사람들이 함께 지은 집에
여름마다 피서를 와서 지내곤 했다.
우리 집이 바로 뒤에 있어 물도 가져가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수시로 오가던 사이였다.
그래서 그 사위가 직장에서 쓰는 공구를 가져와
남편과 함께 하루 정도면 끝낼 수 있을 거라 했을 때
나는 큰 의심 없이 그 말을 믿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올여름, 그는 직원 두 명을 데리고 와 열한 시쯤에 나타나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닷새를 지체했다.
그리고는 세 사람 인건비로 사흘 치를 달라고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공사 중 언사는 무례하고 처삼촌에 대한 태도가 아니었다.

게다가 전기공사도 마무리 짓지않았고 지붕은
비가 오면 물이 새도록 해놓은 채 돌아갔다.
추석을 앞둔 때였고,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기에 인건비는 지급했다.
그러나 마음에는 섭섭함과 분노가 깊이 남았다.

그 무렵,
그 형님네 아주버님이 폐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내 마음은 위로보다 먼저
미움으로 기울어 있었다.
사위가 미우니, 형님네까지 미워졌다.
솔직히 말해 인사할 마음도 들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그 형님이 우리 집에 들렀다.

나는 잠시 자리를 피해 하나님께 화살 기도드렸다.
주님 앞에 마음을 내려놓자 내 안에 들끓던 감정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내가 얼마나 큰 은혜를 잊고 있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십자가의 보혈로 나의 무겁고 셀 수 없는 죄를
이미 용서받았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용서받은 자로서가 아니라
억울한 사람으로 서 있으려 했음을
주님 앞에서 고백한다.

형님께 맛있는 것이라도 사 드시라며 용돈을 드리고
담가 두었던 김장 김치도 챙겨 드렸다.
그 행동이 나의 의로움이 아니라
주님께서 내 마음을
다시 십자가 앞으로 돌려놓으신 은혜임을 안다.


주님,
제가 잠시 잊었습니다.
십자가의 보혈로
그 무거운 저의 죄를
이미 용서해 주셨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오늘 다시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하고 어리석은 저에게
지혜를 허락하시고
미움보다 긍휼을 택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이 사십일의 기도 속에서
저를 더 낮추시고
더 십자가 가까이 이끌어 주소서.
구역장을 맡기 전에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늘 주님의 십자가 보혈을 잊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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