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2026. 1. 25. 설교말씀 묵상하며
구역은 말씀을 더 잘 배우는 자리가 아니라 말씀을 함께 살아내는 자리라는 사실을 히브리서의 권면 앞에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각자의 삶을 버티느라 바쁘고 신앙조차 혼자 감당해야 할 몫처럼 여기기 쉽지만 말씀은 분명히 말한다. 예수의 피를 힘입어 이미 지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은 사람들이라면 이제 각자 흩어져 버티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를 향해 나아가는 공동체로 살아가야 한다고. 구역은 바로 그 담력을 삶의 자리에서 확인하는 가장 작은 공동체다.
서로 격려하라는 말씀은 구역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구역은 잘 믿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흔들리는 마음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며 믿음이 약해진 순간에도 다시 붙들 수 있도록 옆에 있어 주는 자리다. 격려는 정답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도 예배의 자리로 나왔다는 사실을 귀하게 여기고 여전히 하나님이 일하고 계신다고 서로에게 상기시켜 주는 일이다. 구역 안에서 나누는 짧은 말 한마디와 조용한 공감은 혼자서는 다시 일어서기 어려운 사람에게 하나님이 여전히 함께하신다는 증거가 된다.
모이기를 폐하는 습관은 바쁨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다칠까 봐 피하고 싶어지는 두려움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구역은 부담을 주는 자리가 아니라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 비교하지 않고 평가하지 않으며 각자의 속도를 존중하면서도 소망의 방향만은 함께 붙드는 곳, 그것이 구역의 역할이다. 서로 돌아본다는 말은 누군가의 상태를 점검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 마음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기도하라는 부르심이다.
서로서로 격려하자는 말씀은 구역을 통해 현실이 된다. 오늘의 나는 지쳐 있을 수 있고 내일의 너는 믿음이 흔들릴 수 있지만 우리가 같은 약속을 붙들고 있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서로에게 말해 줄 때 공동체는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구역은 완성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은혜를 흘려보내는 통로이며 가까워지는 날을 바라보며 서로의 손을 놓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작은 교회의 모습이다. 그래서 구역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복음을 살아내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가장 현실적인 선물이다.(히브리서 10: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