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로 올라가라 하시는데

23. 여호수아 17장을 읽고

by 운아당

산지로 올라가라 하시는데

나는 평지를 바라봅니다


나무가 빽빽한 언덕보다
이미 닦인 길을 원하고
약속의 말씀보다
눈에 보이는 그들의 무기들이 두렵습니다


“내가 주었노라” 하시는 음성은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부드럽게 스치는데
나의 마음은
보이는 쇠붙이의 번뜩임에 더 크게 흔들립니다


주님은
산지를 기업이라 부르시고
나는
장애물이라 부릅니다


주님은
함께하겠다고 말씀하시고
나는
적이 강하다고 대답합니다


두려움은 늘
사실처럼 속삭이고
믿음은 늘
결단처럼 요구됩니다


철 병거는 번쩍이며 달려오지만
주의 약속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시간을 넘어 서 있습니다


산지는
내 힘으로 오르는 곳이 아니라
약속을 붙들고
한 걸음 내딛는 곳임을

나는 알면서도
발을 떼지 못한 채
평지에서 망설입니다


오늘도
“올라가라” 하시는 음성 앞에
가슴은 뛰고
다리는 떨립니다


그러나 혹시
두려움보다 먼저
주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면

철 병거보다 크신 주님이
내 산지의 주인이심을
비로소 보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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