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5색 합주협주곡...열 곡의 대화

음악이 머문 곳 #93

by 생각의 정원

음악이 머문 곳 #93


낯선 이름들과 마주한 열 곡의 대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
그래서 오히려 더 마음이 머문다.
그들이 남긴 음악은 오래 전의 것이지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내 하루에도 조용히 다가온다.

바이올린과 오보에, 현악과 통주저음이 주고받는 작은 말들.
그것은 바로크 시대의 음악이었고, 합주협주곡(Concerto Grosso)이라 불렸다.
이번엔 다섯 명의 작곡가와 마주한다. 유명하진 않지만 진심을 담은 음악들.
그들의 대화 속으로 조용히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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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icus Albicastro – 누구인가요?


이름부터 낯설다.
그의 본명조차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고, 활동한 지역도 여러 설이 엇갈린다.
하지만 음악은 또렷하다.
단정하게 정리된 선율, 절제된 감정 속에 빛나는 작품 7번의 두 협주곡.

B♭장조는 명랑하고 정중하다.


b단조는 억눌린 듯, 그러나 섬세하다.


Tomaso Albinoni – 익숙하지만 낯선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로 기억하는 그이지만,
그의 진짜 얼굴은 조용히 숨어 있다.
오페라 작곡가였던 그는 기악에서도 깊은 감성을 놓치지 않았다.

Op.5 No.1 (B♭장조)는 맑고 안정적인 균형감.


Op.5 No.12 (C장조)는 햇살처럼 쏟아지는 음형.


이 곡들은 떠들지 않는다. 다만, 오래 남는다.


Robert Woodcock – 오보에와의 대화


오보에를 위한 바로크 협주곡은 많지 않다.
그 가운데 이 곡은, 작고 조용한 방 안에서 혼자 연주하는 것처럼 들린다.
E♭장조의 이 곡은 오보에와 현악기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우드콕의 이름은 낯설지만, 그가 만든 이 대화는 오히려 친근하다.


Pietro Locatelli – 불안한 아름다움


로카텔리는 코렐리의 후계자이자, 파가니니의 선배였다.
그의 음악엔 기교와 열정, 긴장과 붕괴가 공존한다.

Op.1 No.2 (c단조)는 어두운 중력을 품고 있다.


Op.1 No.8 (f단조)는 차가운 비늘처럼 정밀하게 흘러간다.


로카텔리의 협주곡은 흠칫 놀라게 한다. 너무 가까이 다가오기에.


William Boyce – 잉글리시 바로크의 저녁노을


보이스의 음악을 들으면 어느 저녁, 조용한 성당의 풍경이 떠오른다.
거창하지 않지만, 참된 울림이 있다.
그는 잉글랜드 음악의 마지막 바로크 작곡가로 불린다.

B♭장조는 온화하고 품위 있다.


b단조는 회색 하늘을 닮았고,


e단조는 사려 깊은 작별 인사 같다.


그의 곡엔 위로와 인내가 깃들어 있다.


그래서 오늘은, 덜 유명한 작곡가들과


대형 극장을 채우는 이름들이 아닌,
서재의 창가에서 조용히 흐르는 음악들.
이번 영상에 담긴 곡들은 그런 느낌이다.
어쩌면 익숙한 이름들보다 훨씬 더 우리의 하루에 어울리는 음악일지도 모른다.


� 모든 곡은 퍼블릭 도메인 음원이며, Musopen.org에서 제공된 연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감상 링크 : [https://youtu.be/Nxs0PmLhD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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