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머문 곳 #97
한 줄기 숨결이 음악이 될 수 있다면,
그건 아마 오보에일 것이다.
숨을 불어 넣는 순간,
나무로 만든 관 속에서 낮게 떨리는 진동이 시작되고,
그 소리는 곧, 마음을 통과해 지나간다.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에는
숨소리를 닮은 음악을 남긴 이들이 있었다.
알비노니, 마르첼로, 비발디, 그리고 스카를라티.
그들은 오보에라는 작은 악기에
자신의 고백을 실어 보냈다.
어떤 날은 그리움처럼,
어떤 날은 기도처럼.
1. Albinoni – d단조, Op.9 No.2
너무도 고요한 이 시작은,
마치 새벽의 창문처럼 열린다.
2. Albinoni – C장조, Op.9 No.5
햇살처럼 반짝이는 음표들이,
바람 속을 자유롭게 유영한다.
3. Albinoni – 2대 오보에, C장조, Op.9 No.9
두 개의 숨결이 엇갈리며
마치 연인의 대화를 닮은 순간.
4. Marcello – c단조
바흐가 사랑한 선율,
그것이 원래는 오보에의 것이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5. Marcello – f단조
더 깊고 어두운 감정,
하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는 품격.
6. Vivaldi – 2대 오보에, a단조, RV 536
비발디의 대화는 늘 치밀하고 아름답다.
두 오보에가 마주보며 춤을 춘다.
7. Vivaldi – 오보에 & 바이올린, B♭장조, RV 548
바이올린과 오보에가 서로 양보하지 않는 밤.
그 속에 묘한 긴장과 환희가 공존한다.
8. Scarlatti – a단조
짧지만 모든 것을 담아낸 한 장의 편지처럼.
스카를라티는 말수가 적지만, 진심은 깊다.
이 곡들을 듣고 나면,
문득 생각이 난다.
비 내리던 날, 누군가의 어깨 너머로 들리던 작은 숨결.
그게 오보에였을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의 거장들이 남긴 이 작은 곡들 안에서
우리는 시간을 걷고,
바람과 함께 노래하는 법을 배운다.
모든 곡은 퍼블릭 도메인 음원이며,
Musopen.org를 통해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연주는 The Modena Chamber Orchestra,
The Netherlands Chamber Orchestra,
The Zurich Baroque Ensemble 등
다양한 유럽의 앙상블들이 맡았습니다.
늦은 밤 창을 열어두고…
혼자 걷는 골목에서…
책장을 넘기며 가만히…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감상 링크 : [https://youtu.be/f4qAFymMDN8]
#오보에 #오보에협주곡 #바로크음악 #이탈리아작곡가
#숨결의음악 #브런치클래식 #고전음악 #감성클래식
#TomasoAlbinoni #BenedettoMarcello #AntonioVivaldi #AlessandroScarlatti
#음악이머문곳 #BaroqueOboe #브런치스토리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