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튀드.
프랑스어로 "연습"이라는 뜻.
하지만 쇼팽의 에튀드는
결코 연습곡이 아니다.
그건 감정이 치밀하게 설계된 이야기다.
매일 같은 걸 반복하면서도,
어느 날 문득 마음에 박히는 한 문장 같은 음악.
첫 음부터 분노가 담겨 있다.
마치 건반을 내리치는 것이 아니라,
심장을 울리는 타격 같다.
바르샤바가 불타던 날,
쇼팽은 그곳에 없었다.
그래서 이 곡에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울분을 담은 듯하다.
빠르게 몰아치는 왼손은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피아노로 저항하는 사람의 손 같았다.
이 곡을 들으면
무너지는 마음을 조용히 안아주는 누군가가 떠오른다.
피아노는 말하지 않지만,
이 곡은 분명히 말했다.
"잊지 마."
쇼팽은
이 곡을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 말이 맞다.
아름답고,
그래서 더 아프다.
이 곡은
피아노를 '친다'는 표현보다,
피아노 속으로 뛰어든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얼어붙은 겨울의 바람,
그 속을 뚫고 달려가는 피아노.
들으면서 손끝이 시려왔다.
겨울을 견디는 모든 존재들에게 바치는 곡 같다.
이 곡은 경쾌하다.
하지만 단순히 가볍진 않다.
섬세하게 설계된 움직임이 계속 이어진다.
벌들의 날갯짓처럼,
피아노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쇼팽 특유의 유머와 섬세함이 살짝 웃고 있다.
이 네 곡을 듣고 나면,
'에튀드'라는 단어는 너무 작게 느껴진다.
쇼팽은 연습곡을 넘어
감정의 궤적을 음악으로 남긴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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