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사랑스러웠던 뮤지컬 영화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아껴주시고 성원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보태주시고 밀어주시고 염려해 주시고 근심해 주시고 걱정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은혜를 내려주시고 신경 써주시고 배려해 주시고 두루두루 보살펴주시고 많이 웃어주시고 라이킷도 주시고 감사합니다. 조금 더 발전하겠습니다!※
오늘의 영화는 나에게 유독 특별해서, 오히려 글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가 너무 많아 결국 꺼내게 된다. 바로 사랑은 비를 타고.
어릴 적, 영화에 관심 많던 이모가 “이건 꼭 봐야 해”라며 권해준 덕분에 처음 접하게 된 작품이다.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장면들과 멜로디, 그리고 감정들이 마음 한편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실제로 비디오집에서 이 비디오를 빌렸을 때 렌털샵 사장님이 "이걸 본다고?"라고 물어보셨다
뮤지컬 하면 클래식하고 웅장한 분위기, 성악 기반의 곡들이 주를 이룰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마치 오페라처럼 말이다. 하지만 사랑은 비를 타고는 그런 고정관념을 깨 주었다. 팝적인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고, 안무나 퍼포먼스는 지금 다시 봐도 전혀 낡지 않고 세련되었다. 시대를 뛰어넘는 에너지가 있었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진 켈리의 ‘Singin’ in the Rain’을 꼽는다. 물론 그 장면은 두말할 필요 없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단연코 코스모가 부르는 ‘Make ’Em Laugh’. 원맨쇼처럼 펼쳐지는 그의 넘치는 에너지와 유쾌한 표정, 재치 넘치는 몸짓은 볼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유쾌함과 기술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퍼포먼스였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 중 하나는 리나 라몬트다. 미운 짓만 골라하는 캐릭터인데도 묘하게 정이 가는 부분이 있다. 사실 이 영화에서 실질적인 흑막 역할을 하면서도, 어딘가 귀여운 푼수끼가 있어 자꾸 눈길이 간다. 영화 속에서는 그녀의 고음 목소리와 발연기, 음치의 모습이 강조되지만, 필름에 반해 실제로 ‘Would You?’를 부를 때, 그 장면의 노래 목소리는 리나 라몬트 역을 맡은 진 헤이건 배우의 목소리였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세대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 속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에는 BTS의 뮤직비디오에 레퍼런스로 등장하기도 했고,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와 바빌론 역시 이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또한 미드 *글리(Glee)*에서도 이 영화를 오마주한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등, 사랑은 비를 타고는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으로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창작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 영화는 2017년 충무로뮤지컬영화제를 통해 처음 극장에서 보았고, 3년 전에도 다시 한번 극장 상영으로 만날 수 있었다. 시대가 좋아져 고해상도로 리마스터된 고전들을 대형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덕분에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매력으로, 언제나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영화다. 앞으로도 이 영화는 내 영화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다. 또 극장서 재개봉하면 말벌아저씨처럼 달려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