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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비 Mar 04. 2018

혹평을 들으며, 이 책의 의미를 생각하다.



책이라는 것도 하나의 대중문화이고 돈을 주고 사는 재화이기에,

책을 구매한 분들에게는 다양한 소감과 후기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중에는 긍정적인 '호평'도 있지만, 반대로 '혹평'도 존재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니, 각오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인터넷 서점에 올라온 첫 리뷰가... 바로 그 혹평이었습니다.





이 후기를 읽고 저는 쿨하게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넘...길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거의 며칠을 속상해했던 것 같네요^^;;


그 후로 몇 개의 리뷰가 올라왔고, 감사하게도 긍정적인 후기도 많았는데요.

위 후기와 비슷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혹평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내가 왜 이 사람의 연애사나 읽고 있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부분.


차라리 재미가 없다거나, 공감이 가지 않았다고 하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평을 통해 이 책,  『서른의 연애』의 의미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소설(픽션)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설은 남의 이야기, 그것도 실제 일어난 일도 아닌 작가가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잖아요?

소설뿐만 아니고, 드라마, 영화도 기본적으로 세상에 있지도 않았던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데, 우리는 소설 읽기를 사랑하고, 영화와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가 에세이(논픽션)를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에세이는 다양한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작가 자신의 경험과 그 안에서 느낀 감정에 기반을 두고 있지요. 다큐멘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한 인물, 혹은 평범한 인물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다큐멘터리이지요.

에세이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읽으면서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배웁니다.


우리가 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기계발서는 기본적으로 '남이 해주는 남 이야기'입니다.

자기계발서를 쓰는 작가가 글에 등장하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시로 들고, 거기에서 무언가 교훈이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스티브 잡스가 성공한 이유, 구글이나 알리바바가 세계적인 기업이 된 이유...

한 두 권의 책과 몇 가지의 항목만으로 그들의 성공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기계발서를 통해 남이 들려주는 남 이야기를 읽으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다짐합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친구들과, 연인과, 가족들과 나누는 대화를 생각해 봅시다.

당신이 듣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의 이야기 이거나, 상대방이 아는 지인의 이야기겠지요. 혹은 지인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이야기 일 수도 있습니다.

일부를 차지할, 타인이 들려주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결국 '다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연애한 이야기, 친구의 친구가 연애한 이야기, 나혼자산다에 나오는 한혜진 씨와 전현무 씨가 연애하는 이야기...

만약 당신이'내가 왜 남의 연애사나 듣고 있는가'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대화 상대를 잘못 고른 거예요.

당신은 선생님이나 강사, 상담가를 찾아갔어야 맞는 거겠지요.






세상에는 수많은 책이 있습니다.

제 책이 독자들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주진 못할 거예요.

인생이 도움이 될만한 정보나, 명확한 방향을 원하셨다면...

아쉽게도 『서른의 연애』는 당신의 적합한 대화 상대가 되지 못하겠지요.

만약 그럴만한 책이었다면 제목도 『서른, 이렇게 연애하라!』정도가 되지 않았을까요?^^;;


혹평을 남겨주신 분들껜 정말 미안한 마음이에요.

저는 누군가에게 사랑과 연애의 정답이나 방향을 알려줄 깜냥이 되지 못하거든요.

그걸 알았다면 제가 지금 이렇게 솔로이지도 않았겠지요!



하지만 누군가 "외롭다"라고 말했을 때, "너만 그런 게 아니야"라고 공감해주고,

누군가 "사랑하고 싶다."라고 말했을 때, "난 말이야, 이렇게 사랑했었어."라고 대화를 나누어 줄 수 있는.


『서른의 연애』는 아마도 그런 책이 아닐까 싶네요.





마치 친한 친구와 편한 대화를 나누듯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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