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디찬 물에 얼굴을 담그면
마음의 표피가 갈라졌다
어딘가에서 닳고 닳아
이미 문드러진 것일지도 모르나
나는 기어코
찬물이 갈라놓은 것이라고 여겼다
찬물 아닌 다른 것에서
부서졌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너로 인해 흘린 몇 방울로
무너졌다는 걸 인정할 수 없어서
다른 이들에겐차가운 지방에 다녀왔다고 했다
빙하로 씻을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고
그래서 갈라졌노라고
갑시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