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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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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 Jan 06. 2018

세수

차디찬 물에 얼굴을 담그면

마음의 표피가 갈라졌다


어딘가에서 닳고 닳아

이미 문드러진 것일지도 모르나


나는 기어코

찬물이 갈라놓은 것이라고 여겼다


찬물 아닌 다른 것에서

부서졌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너로 인해 흘린 몇 방울로

무너졌다는 걸 인정할 수 없어서


다른 이들에겐
차가운 지방에 다녀왔다고 했다

빙하로 씻을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고

그래서 갈라졌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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