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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S Magazine Jul 26. 2021

<슈퍼팬>, <아메토라>,
<로코노믹스>

- 7월 5주차 마사지 삼인조의 책 발췌

매주 수요일에는 마사지 삼인조가 읽었던 글 중 구미가 당긴 단락을 공유합니다.

역시 정수는 요약이 아닌 원본에 있습니다. 저희는 그저 사견이라는 이름의 양념을 칠 뿐입니다.






0. 팻 플린의 책 <슈퍼팬>은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이 시대의 가장 큰 손”인 슈퍼팬이란 무엇이고, 슈퍼팬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수반 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팬덤 피라미드’라 불리는 다이얼로그는 총 네 개의 단계의 팬의 형태를 설명하는데 피라미드의 하부부터 ‘비정기적 청중’ > ‘활발한 구독자’ > ‘우대 커뮤니티’ > ‘슈퍼팬’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1. 책은 팬덤 피라미드의 최하부에 있는 비정기적인 청중이 활발한 구독자가 되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눈길을 끄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말합니다. 블로그 월드 엑스포란 행사에 참가한 팻 플린은 남들과 다른 방식(“안녕하세요, 팻. 저는 해리스라고 해요. 아내와 아이들을 집에 두고 저 혼자 여기에 왔어요. 당신은 어떤가요?”)으로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해리스를 보고 빠르게 친밀감을 느끼고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나눴다 합니다. 그는 비즈니스와 청중의 사이에도 이러한 순간들, 즉 얼음이 깨지는 순간이 생겨나는 겁니다. 나아가서는 청중들로 하여금 자신(혹은 사업)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순간들이 필요한 것이죠. 



2. 얼음을 깨는 일의 비밀이라 한다면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 합니다. 가령 저는 스타워즈와 평양냉면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숨기지 않고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편이죠. 언제부터인가 스타워즈와 관련된 것들을 보거나 평양냉면을 먹으면 저에게 연락하는 지인들이 늘어났습니다. 팻의 논리는 이와 일치합니다.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 그의 말로는 얼음을 깨고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비정기적인 청중을 활발한 구독자로 만든다는 겁니다. 



3. 이외에도 활발한 구독자를 만들기 위한 스텝은 조금 더 존재합니다만 넘어가고 활발한 구독자가 ‘우대 커뮤니티’에 들어가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팻은 이 과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청중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독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팬들에게 댓글을 통한 참여를 독려했던 유튜브 채널 <시크 사이언스>의 예시를 들어 그는 이 행위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간단하고 흥미로운 과학 실험을 올려두는 채널이었던 <시크 사이언스>는 ‘댓글로 어떻게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인지 당신의 의견을 적어주세요’라는 말을 영상 말미에 첨부한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가져가게 됐습니다. 



4. 그는 이러한 청중들을 결정에 끌어들이는 일이 비단 양질의 결과를 얻기 위함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이건 참여와 소통의 문제인 것이죠. 소통이라는 단어는 보통 혹은 공유라는 뜻의 라틴어 ‘communis’에서 유래했습니다. 소통이 있어야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이죠. 



5. 또한 비즈니스의 과정을 팬들에게 공개하는 일, 나아가서는 팬들의 이름을 지어주는 일 등을 통해 팬 커뮤니티와의 연대감을 높여주는 일이 활발한 구독자들은 ‘우대 커뮤니티’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주는 중요한 요소들이라 말합니다. 그들로 하여금 자신이 팬임을 자처하는 비즈니스의 일원으로서 존재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죠. 저만 생각해봐도 좋아하는 가수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내 사연이 읽히는 날이면 날아갈 듯이 기쁜 하루를 보냈던 지난날이 있었네요. 



6. 책은 이후에 우대 커뮤니티가 슈퍼팬이 되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사실 누군가 우대 커뮤니티에 들어섰다면 더욱 자발적이게 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슈퍼팬이 되죠. 물론 이전의 단계가 올라가던 비법들처럼 비즈니스적으로 필요한 스텝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슈퍼팬이 생겨남과 동시에 수반되는 위기도 책은 짚고 넘어갑니다. 제가 다 이야기하면 아무래도 재미가 없겠죠? 책을 통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사지 삼인조도 비정기적인 청중인 여러분들이 슈퍼팬이 되는 그날까지 나아가 보겠습니다! 



팻 플린, <슈퍼팬>, 알에이치코리아(2021)








1. 전과 마찬가지로 이시즈(VAN JACKET 창립자)는 10대들이 아이비와 프레피 옷을 얄팍한 트렌드가 아니라 전체 생활 방식의 일부로 생각해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그는 불행히도 실패했습니다. 이시즈의 인생이 끝날 즈음 유니클로 매장을 방문한 그는 아들 쇼스케에게 말했습니다. “이게 내가 하고 싶었던 거야.” 유니클로가 지난 2018년 <POPEYE>의 편집장이었던 키노시타 타카히로를 부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여담으로 유니클로 매장에서는 <LifeWear Magazine>이라는 이름의 무가지를 배포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알차고 흥미로운 아티클들이 많습니다.



2. 과거 일본의 경제적, 역사적 요인이 오늘날 일본의 패션을 만들었지만, 아메리칸 스타일을 소개하고 의류 시장에 콘셉트를 만들어 넣은 특정한 개인들의 역할을 경시할 수는 없습니다. 유례없는 호황이라는 운도 좋았고, 무언가에 미쳐있는 사람들이 그러한 운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 과거보다 다양한 스타일들이 공존하고 있는 한국 또한 일본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동시에 들었고요. 이전에 언급한 것처럼 <아메토라>가 재미있는 이유이기도 한 대목입니다. 개인을 키워드로 잡아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는 점이 좋습니다.



3.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생활 방식을 잡지에 의존한다며 호되게 비난하고, 10대들에게 ‘메뉴얼 세대’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10대들은 어떻게 옷을 입는지, 어떻게 운동을 하는지, 어떻게 데이트를 해야 하는지를 <뽀빠이>와 <핫도그 프레스>의 튜토리얼을 그대로 따라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기성세대는 젊은이의 패션을 비난할 정도의 관심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언급된 잡지들은 “진짜”를 찾아 떠나는 긴 여정 그 자체인데, 이게 시간이 지나 “진짜”를 위한 사료가 되었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4. 일본 내 아메리칸 스타일의 역사는 10대들이 새로운 스타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기 위해 언제나 미디어를 바라본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10대들은 아이비의 규칙을 좋아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옷을 ‘제대로’ 입는 건지 실패할 염려가 없는 규칙을 제공해줬으니까요. 2021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과거 일본이 미디어(잡지)를 통해 학습한 디테일을 강조했다면 지금의 한국은 미디어(유튜브)를 통해 배운 브랜드나 아이템의 “근본”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근본의 유행”은 여러모로 아이러니합니다.



5. 당시 <타임스>에서는 여전히 이런 룩이 너무 암기식이라 생각했습니다. “완전한 미국인처럼 보이도록 하는 방식은 전혀 미국인처럼 보이지 않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요. 완전히 공감합니다. 허나 이해하지 못한 채 겉모습만 흉내 내는 시간도, 본질을 오해하고 곡해하는 과정도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필연적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6. 꽃꽂이나 무술 분야에서 학생은 단일하고 최종적인 형태, 즉 ‘가타’라는 기초를 배웁니다. 사랑하는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에도 자주 나오는 단어로 ‘물의 호흡… 일의 형’ 할 때 “형”이 “가타”입니다. 학생은 처음에는 반드시 이 ‘형태’를 보호해야만 하지만 많은 시간 동안 배우고 나면 이 전통을 파괴하고, 이와 구별되는 자신만의 형태를 만들어냅니다. 이런 체계를 “보호하고, 파괴하고, 구별 짓는다”라고 설명하죠.



7. 하지만 가타 중심의 사고방식은 핵심적인 부분에서 보수성이 두드러지는데, 정통성을 새로운 아이디어보다는 오직 근원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근원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약한 기반 위에 아무리 공들여 탑을 쌓아봤자 위태롭기만 하죠. 하지만 근본은 더 나아가기 위한 것이지 머무르기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역시 근본 추구는 단단한 성장의 시작을 위할 때 가장 근본답습니다.



W. 데이비드 막스, <아메토라: 일본은 어떻게 아메리칸 스타일을 구원했는가>, 워크룸프레스(2020)








0. 저번 주에 이어 <로코노믹스>입니다. 그 안의 흥미로운 내용을 모아봤습니다.



1. 다른 가수들에게서 피처링을 지원받은 곡들을 자세히 들어보면, 슈퍼스타가 대체로 초반부에, 즉 처음 30초 이내에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최소한 30초 동안 스트리밍하는 곡에 대해서만 저작권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당연한 결과죠. 다시 말하자면, 스트리밍에 대한 경제적 보상 시스템이 곡을 작곡하고 공연하는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2. 음악에는 두 가지 불변의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 음악 스타일은 계속 변하고 있고, 각 세대는 이전 세대의 취향을 우습게 본다. 둘째, 우리가 음악을 듣는 방식은 계속 변할 것이다.



3. 에스텔의 히트곡 <아메리칸 보이>를 피처링한 래퍼 칸예 웨스트는 곡에서 이렇게 투덜거렸습니다. "프로모터에게 우리는 플로어 좌석이 더 필요하다고 말해주세요. 방금 전에 플로어 좌석이 모두 팔렸습니다." 실제로 이것은 흔히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경제학자들이라면 가사가 이렇게 되었겠죠. "프로모터에게 플로어 좌석 가격을 올리라고 하세요. 방금 전에 플로어 좌석이 모두 팔렸습니다."



4. 음악 산업에서도 운이 대단한 역할을 했던 사례는 많습니다. 음반 회사에서 신인 발굴을 담당하는 A&R 부서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전문가들도 성공할 사람을 골라내는 데에 어려움을 겪지요. 1955년 컬럼비아 레코드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퇴짜 놓습니다. 데카는 1962년 새해 첫날 오디션을 보러 왔던 비틀즈를 퇴짜 놓았습니다. 그리고 1963년 미국의 캐피틀 레코드는 처음에는 비틀즈를 그냥 지나쳐버리려고 했습니다. 인재 발굴에서 전설에 남을 만한 인물인 존 해먼드는 1961년에 밥 딜런과의 계약을 앞두고 여러 사람이 반발했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저는 딜런을 데려와서 계약을 했습니다. 모두가 결사적으로 반대했습니다."



5. 1982년 번스타인과 멘시는 또 다른 밴드를 찾으려고 런던의 어느 음반 가게를 방문했습니다. 그들은 여기서 집에서 만든 메탈리카 티셔츠를 입은 손님들을 보게 되었죠. 당시에는 메탈리카가 그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번스타인과 멘시는 이처럼 충성스러운 팬들을 거느린 밴드라면 특별한 점이 있을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6. 실제로 플레이리스트는 음악계의 새로운 게이트키퍼가 되고 있습니다. 경제학자 루이스 아귀아르와 조엘 왈드포겔은 스포티파이의 플레이리스트가 특정 곡의 인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그들은 다양한 통계적 방법을 사용하여 플레이리스트가 곡의 발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죠. 예를 들어, "같은 기간에 150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투데이즈 탑 히츠>에 진입하면, 스트리밍 획수가 거의 2,000만 회 상승하고, 11만 6,000~16만 3,000달러에 달하는 가치가 발생한다," 따라서 음반 회사들이 자사 아티스트의 곡을 널리 알리기 위해 플레이리스트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은 일입니다.



7. 음악은 경험 경제의 본질을 이루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남아도는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게 되는 딜레마에 직면하는 경우 음악이 여가 시간뿐만 아니라 근무 시간에도 우리의 경험을 개선해 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로코노믹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죠. 



앨런 크루거, <로코노믹스>, 비씽크(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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