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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S Magazine Jul 26. 2021

20/21시즌, 관객 없이 진행된
8개월의 전쟁

: 코로나 19, 인종 차별, "메날두"의 종말, 다양한 변수들




  2020-2021 유럽 축구의 여정이 5월 30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매 시즌이 그러하듯, 올해 유럽 축구에서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우리가 가장 크게 관심 있어 하는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이하 프리미어리그)를 중심으로 복기해볼까 합니다. 




1. 코로나 시대의 축구



  지난 시즌 코로나의 여파로 뒤늦게 마무리된 리그로 인해 이번 2020-2021 시즌은 예년보다 늦게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지난 시즌의 마무리와 동일하게 시즌의 시작은 무관중 경기였습니다.



  축구는 유럽 내에서 매우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스포츠입니다. 그만큼 한 경기 한 경기가 진행되냐 마냐에 경제적인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팀들은 선수들의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썼고, 팬들이 들어오지 않아 입장료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점을 감수하고라도 리그와 대회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관중을 받지 않고, 선수를 포함한 팀 스태프 전원이 경기마다 코로나 검사를 받는 등 각고의 노력에도 선수들과 팀 스태프들의 코로나 확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개중에는 네이마르와 같은 슈퍼스타들도 포함돼 있었고,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소집 후 단체 감염이 발생해 홍역을 치렀습니다. 



  다행히도 시즌 말미에는 백신의 접종, 리그 및 대회 관리의 노하우 축적 등으로 미약하게나마 관중이 들어오는 경기들이 있었습니다. 잉글랜드 FA컵의 결승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그 예시라 할 수 있겠는데요. 혹자는 관중이 없을 때, 선수들의 플레이에 집중하기가 편해 더 좋다고도 하지만 역시 축구는 관중이 있어야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2. 인종차별 이슈



  이번 시즌에는 인종차별 이슈들이 축구계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올 시즌 인종차별로 첫 이슈가 된 사건은 PSG와 바샥셰히르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발생했는데요. 바샥셰히르의 코치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부심이 주심과의 소통 중 그를 ‘네그로’라 지칭한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바샥셰히르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부심에게 격한 항의의 의사를 전달했고, 사건의 전말을 전해 들은 PSG 선수들도 동참하여 두 팀 선수들이 경기 진행을 거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경기는 중단되었고 재개될 기미가 잠깐 보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상 초유의 중단이라는 사태에 이르게 됐습니다. PSG와 바샥셰히르를 비롯한 다양한 클럽들은 이 사건 이후 성명문을 통해 부심의 발언을 규탄했습니다. UEFA 또한 빠르게 사과 및 입장을 밝히고 심판진을 바꿔 재경기를 치르게 했습니다. 





  두번째 사건은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에게 일어났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를 치르던 중 손흥민 선수는 스콧 맥토미니와의 볼 경합에서 얼굴을 가격당해 쓰러졌고, VAR을 통해 이후에 벌어진 맨유의 골이 취소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해 맨유의 감독 솔샤르가 “만약 나의 아들(Son)이 쓰러져 있고, 다른 동료 10명이 와서 도와줘야 한다면 나는 그에게 밥을 주지 않을 것이다”라며 강하게 언급해 불을 지폈고, 이에 토트넘 감독 무리뉴는 “손흥민이 솔샤르와는 다른 아버지를 둔 것이 다행이다”라며 응수했습니다. 





  축구를 많이 보시는 분들이라면 여기까지의 상황은 어쩌면 발생할 수 있는 잡음 정도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고요. 문제는 이후에 팬들이 손흥민 선수의 SNS에 들어가 “개고기나 먹어라”와 같은 인종차별적 댓글을 무차별적으로 퍼부었다는 점인데요. 이로 인해 EPL 전체 팀들이 나서 악플에 관한 성명을 내는 등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며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한 인종에 대한 차별적 언사를 당연한 듯 사용하고,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의 인종으로 악플을 다는 등, 오랜 시간 유럽 축구가 미는 슬로건인 “SAY NO TO RACISM”이 무색했던 시즌이었습니다. 





PS: 돌아오는 시즌에는 “stop online abuse”라는 문구를 유럽 축구에서 더 자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유로2020 대회 중에도 많은 선수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악플에 시달렸습니다. 또한 선수들에게도 더 많은 도덕적 잣대가 대질 것입니다. 프랑스의 선수들이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언사를 했던 것이 뒤늦게 밝혀진 사건이 유로 2020 중 생겼습니다. 축구가 혐오와 차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길 바라봅니다.






3. “메날두” 시대의 종말?



  메시와 호날두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축구에 다시 나오기 힘든, 엄청난 성과를 거둔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도 나이가 들었고 베테랑 선수가 됐죠. 물론 그들은 지금까지도 나이에 걸맞지 않은 엄청난 활약을 펼칩니다. 하지만 더는 이전만큼의 이슈를 몰고 다니는 선수라고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번 시즌은 말이죠. 





  거듭 말씀드리지만 두 선수의 스탯은 올 시즌에도 화려합니다. 메시는 리그 35경기에서 30골을 넣었고 호날두 또한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죠. 하지만 이제는 레반도프스키와 네이마르. 그리고 음바페와 홀란드 같이 그들의 아성을 넘보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중입니다.  



  소위 “메날두”라 불리는 두 선수의 종말, 타이틀이 조금 자극적이고 최상위권의 활약을 보여주는 두 선수에게 이런 수식어가 맞나 싶긴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 두 선수는 지금 정도의 활약으로 커리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소위 ‘신계’의 선수들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4. 살인적인 스케줄, 그로 인한 의외의 결과들 



  이번 시즌은 코로나로 인해 뒤늦게 출발한 데에 반해 일정의 수는 전과 동일했기에 팀마다 경기가 일주일에 두 개씩 있는 일이 잦을 만큼 살인적인 스케줄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많은 부상 이슈가 생기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속출했는데요. EPL의 경우 유럽 클럽 대항전에 나가지 않는 웨스트햄과 같은 탄탄한 중위권 팀들이 치고 올라와 높은 자리에서 리그를 마무리하는 등의 결과가 대표적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팀들이 돈을 쓰기 어려운 시대적 환경 속에서 보강과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즌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레알 마드리드 등의 사례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경기와 여러 종류의 손해 등 빅클럽들의 불만이 쌓이며 리그 중반에는 슈퍼 리그라는 큰 스캔들까지 터졌는데요. 이는 나중에 긴 호흡으로 다루기로 하죠. 




  어느 때보다 정신없었던 리그가 끝나고 곧바로 유로 2020(2021년에 치러집니다)이 진행됐습니다. 한 명의 팬으로서는 축구 경기가 많아 좋기도 하지만 선수들의 체력 상태 등이 걱정되기도 하네요. 여러분은 2020-2021 시즌을 어떻게 보셨나요?




edit by @supybysu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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