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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S Magazine Sep 13. 2021

어쩌다 우리는 일본의 버블을 추억할까

: 시티팝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0. 브레이브걸스의 <운전만해>, 아이유의 <라일락>까지. 최근 멜론 차트를 보면 부드럽고 듣기 편한 시티팝 기반의 음악들이 들려옵니다. 이 장르가 트렌드가 된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타케우치 마리야의 <Plastic Love>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곡은 대표적인 시티팝 곡이죠. 수십 년이 지난 이 곡을 우리들은 왜 좋아하게 되었고, 왜 이 장르를 차용해 프로듀싱한 음악들이 늘어나고 있는 걸까요. 음악 자체가 좋다는 단순한 이유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관해 유튜브 채널 <김봉현의 렙게임토크>에서 이야기한 인상적인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음악 그 자체의 퀄리티가 훌륭합니다>


1. 흔히들 "시티팝"이라고 부르는 음악들은 AOR처럼 펑크와 재즈, 신스팝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특정 장르라고 분류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시티팝이라고 하면 일본의 70~80년대 음악적 구성의, 일본에서 발매된, 도시적인 특징을 공유하는 음악을 일컫습니다. 버블 경제 시절의 낙관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특징을 지니기도 합니다.






2. 음악 자체는 지금 들어도 이질감이 없습니다. 버블 경제 시절 돈이 넘쳐났던 일본의 음반 제작사는 수준 높고 훌륭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서양인 연주자들과 엔지니어들을 섭외해서 그 노하우를 전부 음악에 담았기 때문입니다. 시티팝 앨범의 크레딧을 보면 서양인과 같이 찍은 사진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시티팝이라는 명칭을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대신, 도시의 삶을 사운드와 정서로 승화한 훌륭한 사운드의 음악이라는 성격 자체가 중요한 것이죠.




3. 퓨처 펑크 DJ들의 시티팝 샘플링 리믹스를 들었던가, 혹은 타케우치 마리야의 플라스틱 러브가 알고리즘으로 떠올랐던가…. 시티팝의 성격과 분위기를 통해 우리는 삶의 플레이리스트에 이것을 추가하게 됐습니다. 그 시공간을 경험하지도 못한 우리는 왜 이 장르에 열광할까요? 어떠한 추억도 없는데 말이죠.






<근데 왜 우리는 가슴이 벅찰까>


4. 단순히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거나 동경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티팝 아티스트들은 젊은 자신들의 80년대 도쿄를 담았죠. 우리의 시점에서는 ‘과거’의 이야기인 것이죠. 하지만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는 시티팝은 ‘미래’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잃어버린 미래처럼 보입니다. ‘과거의 젊은이들이 느꼈던 그것을 원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미래에 오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느낌이요.





5. 저성장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다신 오지 않을 과거의 찬란했던 유산을 동경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의 음악, 시티팝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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