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방서점>, 금정연과 김중혁 그리고 독립서점 운영자들
마사지 삼인조가 읽었던 글 중 구미가 당긴 단락을 공유합니다.
역시 정수는 요약이 아닌 원본에 있습니다. 저희는 그저 사견이라는 이름의 양념을 칠 뿐입니다.
1. “기존에 하던 분들이 항상 너무 낭만을 갖지 말라는 얘기를 하는데, 낭만이 없으면 이걸 못 열거든요. 낭만을 현실화시키는 몫은 다 자기 몫이니까. 운영이 힘든 건 다 알고 시작하시는 것일 테고.”
- 차경희, 고요서사
2. “얼마 전에 어떤 분을 만났는데, 내가 같은 물건을 사도 돈을 어디서 쓰는지에 대한 나의 의식적인 선택이, 내가 무엇을 지지하고 내 삶을 어떻게 꾸리느냐에 대한 하나의 실천이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여전히 알라딘에서 많이 사는 편인데, 반성이 됩니다.”
- 금정연(인터뷰어)
3. “책방에 대한 설명을 아주 구체적인 언어로 설명한 적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제스처와 뉘앙스만으로 거의 2년을 버텨 왔다는 느낌이 들고요. 그 뉘앙스를 손님들이 읽는 과정에서 다채롭게 해석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오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사실은 오독이 아닐 수도 있죠.”
- 이승주, 책방만일
| 이승주 인터뷰, 스트리트h, 2018
4. “서점에 있다 보면 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문화고, 이 서점은 문화의 어떤 위치에 있기 때문에 당신은 이런저런 활동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참견하는 ‘문화 꼰대’들이 많은 모양이더라고요. 물론 ‘문화 꼰대’라는 건 제 표현입니다만… 그러면서 대표님이 서점도 하나의 자영업일 뿐이다, 장사일 뿐이다, 라고 말하는데 그 말씀에 공감합니다. 서점은 물건이 아니라 문화와 가치를 팔고 그렇기 때문에 이래야 한다는 식의 말을 듣는 것 자체가 굉장한 스트레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금정연(인터뷰어)
5. “검색형 온라인 서점의 경우 알고 싶은 것, 예를 들어 근대사의 어느 부분을 조사하고 싶다면 그 부분만 검색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만 알게 되고 그 외의 것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의 경우 알지 못했거나 살 생각이 없었던 책도 발견 과정을 통해 구매하면서 지식을 넓혀가는 등 소비 형태를 배움으로 바꿔 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장을 보면 책의 배열만으로도 어떤 책이 인기가 있고, 세상에서 어떤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서점의 내부를 들여다봄으로써 좀 더 넓은 견해를 장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 호리베 아츠시, 세이코샤(일본)
| 호리베 아츠시 인터뷰, HereNow, 2015
<'게이분샤'에서 '세이코샤'로. 호리베 아츠시의 이 시대 가장 교토스러운 서점>
6. “책이 안 팔리고 있는데 서점 창업이 왜 붐인가? 저는 오히려 딱 맞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보통 저희 같은 특수한 취향을 가진, 서울에 있는 천 명에서 천오백 명이 갈 곳이 마땅치가 않아서 그렇고요. 친구를 만나서 천만 영화를 보러 가고 싶지 않고 카페베네가 가고 싶지 않고 대형 쇼핑몰을 돌면서 쇼핑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뾰족한 취향을 공유하는 천 명에서 천오백 명이 향하는 곳이 신생 공간이나 독립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거기 가면 자기들의 모여 있거든요. 멀티플렉스에 가면 자기와 정반대 취향의 사람들에게 포위당해 영화를 보게 되는 반면, 정말 조그마한 유어마인드에 가면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군진 모르지만 나랑 되게 비슷할 거라는 확신이 있는 상태로 겁 먹을 필요 없이 문화를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약간 오글거리는 표현을 쓰면 피난처로서의 서점이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소수의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피난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서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그렇기 때문에 책 자체가 점점 더 비주류로 갈수록 서점은 점점 더 그 비주류만의 피난 공간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 이로, 유어마인드
| 이로 인터뷰, INDIEPOST, 2017
<이제는 '독립서점'이라는 정체성 이상의 특별한 개성이 필요합니다>
<탐방서점 | 금정연과 김중혁, 두 작가의 서점 기행>, 프로파간다(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