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reseason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ODS Magazine Sep 18. 2021

티셔츠 좋아하세요?

: <무라카미 T>, 무라카미 하루키

마사지 삼인조가 읽었던 글 중 구미가 당긴 단락을 공유합니다.

역시 정수는 요약이 아닌 원본에 있습니다. 저희는 그저 사견이라는 이름의 양념을 칠 뿐입니다.




-1.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의류 중에서도 티셔츠를 매우 사랑하는 편입니다. 일례로 그의 소설인 <토니 타키타니>는 하와이에서 우연히 산 1달러짜리 티셔츠의 문구에서 기인했다고 할 정도니깐요. 1달러 티셔츠로부터 소설과 영화까지. 꽤 가성비 좋은 소비인 것 같네요.






< 하루키의 티셔츠>


0. 이 책은 하루키가 티셔츠에 관해 썼던 글들을 엮은 수필입니다. 티셔츠를 사랑하고 하루키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사 읽지 아니할 수 없었죠. 운명 같은 책이었달까요.



1. 하루키가 티셔츠를 주로 구입하는 곳은 빈티지 스토어입니다. 그중에서도 1~10달러대의 매우 저렴한 티셔츠들을 주로 삽니다. 그래서일까요? 그의 옷장에는 온갖 재미있는 티셔츠들이 다량 존재합니다. 보통 그런 티셔츠들은 일상에서 많이 입히지 못하는 옷인 경우가 많죠. 이를테면 헤인즈 케첩 로고 위에 우스운 카피가 프린트돼 있거나, 특정 정치인의 선거 캠페인 의류, 어떤 이벤트를 기념해 만든 싸구려 기념 티셔츠인 경우도 있습니다.





2. 책은 특별한 것 없는 하루키의 소소한 에세이 위에 티셔츠가 얹어진 형태입니다만 대부분의 하루키 수필이 그러하듯 슴슴한 맛이 있습니다.




<취미와 티셔츠, 혹은 '취미는' 티셔츠인 하루키>


3. 러닝을 좋아하는 그의 옷장에는 다양한 기념 티셔츠들 또한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 기념 티셔츠들에 얽힌 일화들도 재미있습니다. 후원사가 루이비통이었던 한 마라톤은 티셔츠에도 루이비통의 로고가 박혀 있었지만 막상 그 티셔츠는 미국의 단체 티 전문 어패럴인 ‘프룻 오브 더 룸’의 것이었다는 일화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4. 재즈와 위스키를 즐기는 하루키인지라 티셔츠 이야기 하는 자리에도 그런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는데요. 아이리쉬 위스키인 제임슨이 술을 모아둔 진열장에 함께 있는 사진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5.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티셔츠를 좋아하는 티셔츠인(?)으로서 1달러짜리 빈티지 티셔츠에서도 멋과 재미를 느낄 줄 아는 그의 내공이 부러운 수많은 순간을 마주하는 재미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티셔츠란 수많은 고급스럽고 동시에 고생스러운 취미를 가진 하루키의 또 다른 소소한 취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발췌가 짧은 건 그만큼 쉽고 짧게 읽히는 책이기 때문인 것 같네요.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 하루키 팬이 있다면 무조건 읽어야 하는 책이라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더 첨언하지 않더라도 무슨 말인지 아실 겁니다.



티셔츠 매니아의 이전 글을 아직 못보셨다면

<티셔츠를 보면 사람이 보인다?>



PS. 얼마 전 유니클로에서 나왔던 하루키 티셔츠가 눈에 밟혀 저는 발췌를 마치고 유니클로로 향해 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T>, 비채(2021)




매거진의 이전글 낭만을 현실로 만드는 건 자기 몫이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