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는 티켓을
오지 않을 것 같던 그 날이 오고야 말았다.
손꼽아 기다린 적도 없고 (간절히 바라지도 않았건만)
2년 간의 방랑을 고스란히 마음에 품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간다.
내 고향. 내 나라.
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있고
내가 쓰는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가득한
내 모국으로.
언제든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깊은 안도
동시에
내 발목을 붙잡는 무언가.
한국행 비행기를 끊은 지금은
그저 추석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렐 뿐
그래도 아직 태국에서의 열흘이 남았다.
자유로운 방랑자임을 한 껏 즐기고
한국에 가서도 자유롭고 방탕하게 살아야지.
한국의 중력을 살짝 벗어났던 2년 동안
나는 내가 원하는 내 모습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있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한국에 돌아가는게 겁나지만
어떻게든 잘 되겠지. 내 나라인데. 암.
사람들의 시선에 갇히지 말고
내가 되는 것을 포기하지 않기를
여행지에서의 내가 한국에 돌아가는 나에게 남기는 메모.
엄마
드디어 딸 한국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