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대로

#2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by goodthings

지난주 일요일에 오랜만에 아는 분을 만나기로 해서, 차를 세우고 약속장소로 걸어가고 있었다.

몇 발자국만 더 가면 횡단보도인데 보행신호의 파란불이 켜졌다.

바쁜 걸음으로 뛰다시피 하면서 가는데,

내가 막 건너려 할 때, 시간은 15,14,13,12…5,4,3…

신호등이 빨간 등을 깜빡거리면서 시간은 줄어갔다.

마음은 바빠졌다. "건너야 제 시간 안에 도착하는데..."


조금 뛰다 보니 허리에 무리가 왔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건너질 못했다.

“이거 왜 이러지… 성큼성큼 빠르게 건너가면 1초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인데…”

하지만 허리통증이 워낙 심해서 빨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사실 지난달에 엑스레이를 찍어보았는데, "퇴행성 척추후관절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우리 몸에서 척추 후관절은 신체 후방의 체중부하와 척추관절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50대부터 노화 현상으로 생기는 "퇴행성" 같은 진단은 다른 방법은 없고 무리하지 않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주변근육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수년째 항상 걷기를 즐겨왔었기에 전혀 통증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평상시 걷는 것에

그다지 큰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었다.


다른 곳으로 돌아가면서, 생각을 했었다.

"그냥 뭔가 나이 먹어가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

이래서 나이 들고 몸 아프면 서럽다는 말이구나."

이러한 옛 어른들의 말씀들이 나에게 친근하게 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신체의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나"이다.

아직까지는 나는 문제없고, 젊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천천히 걸으면서 지나온 시간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횡단보도 건널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 때, 나이 드신 분들이 제시간 안에 못 건너서,

좌회전하려는 차량에 가끔씩 지장을 줄 때가 있다.

“왜 이렇게 늦게 건너는 거야! 신호 끊기겠네… 바쁜데.. 몸 불편하면 집에나 있으시지”

운전하면서 이렇게 혼잣말을 했었던 일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나 죄송스럽다.


내가 직접 겪어보니 , 알 것 같다.

갑자기 골반쪽에 통증이 밀려오면, 제대로 된 걷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차에 있는 4개의 바퀴 중에서 하나라도 없으면 올바른 운행이 힘든 것처럼…”


어른은 공경받아야 마땅하신 분들인데, 요즘세대는 그렇지 않은 것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가끔씩 뉴스에서 보면 10대 아이들이 부모님, 할머니쯤 되는 사람을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미성년자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한다.

때로는 아무 이유도 없이 심심해서 그랬다 한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지...

힘없는 노인들이 이제 범죄의 대상이 되어간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모든 게 무엇이 원인일까?

일을 맞추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공경”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 누구라도 부모님의 품행을 많이 닮아간다.

본인의 강한 의지에 따라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그럴 확률은 아주 낮다.


부모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무시하는 행동들을 보면 자녀들은 이래도 되는 건가 보네 느끼고

그대로 배우게 된다.

그 자녀가 성장하여서 똑같이 부모를 무시하거나 대항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세월은 거슬러 오를 수 없다.

물건을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뜨리면 , 수직낙하 하듯이 “늙어가는 것”은

세상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오늘일을 겪어보고서, 항상 3가지를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

첫째, 어른을 향한 "공경심" 이것이야 말로 지금 세상 모든 곳에서 꼭 필요한 것임을….

둘째, 이런 기본적인 성향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그 어떠한 금전적인 보상, 스펙 쌓아가기 같은 것들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셋째, 사람의 됨됨이가 그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것을….


나한테는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들에게 조차도 "노화"는 찾아갈 것이다.

시간의 차이가 약간씩 다를 뿐...




이전 01화마음 가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