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odthings Oct 05. 2023

(단편소설) 사돈끼리 스위치

 제3장. 따스함이 느껴지는 친절한 사돈댁 식구들

아침이 되니까 바깥사돈, 영철은 민준이 동생 ‘수진’이가 사다 놓은 물에 타먹는

비타민과 영양제를 가지고 방으로 들어왔다.

“여보, 이것 아침마다 먹었는데 오늘 괜찮겠지. 얼굴도 어제보다는 괜찮아 보이네.”


“네. 먹고 나갈게요. 아침식사 하셔야죠.”


“아침! 밥은 내가 해놓았고. 김치냉장고에서 열무김치랑 국 꺼내서 끓여서 먹자고.”


진영은 아침은 대체적으로 잘 먹지 않는 습관을 들여왔다. 그런데 이곳 사돈집은 전에부터 민준에게 들었는데 아침, 점심, 저녁을 규칙적으로 먹는다고 했다.

먹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 그래야 모두의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눈빛에서 피할 수 있었다.

왠지 싫지 않았다. 

수진이는 물었다. 

“엄마, 이제 좀 괜찮나 보네. 다행이다. 엄마 오늘 나 부산에 일 때문에 내려가는데 같이 갈래. 바람도 쐴 겸”

수진은 회사일로 출장이 자주 있다고 민준에게 들었었다. 

집에서 바깥사돈 영철과 둘이서 있는 것보다는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그래 몇 시에 갈 건데. "


"아침 먹고 바로! 그런데 어제까지 몸이 안 좋았는데 괜찮겠어? "


“응. 괜찮아.”

그렇게 진영은 수진이를 따라서 부산으로 떠났다.

“엄마, 둘이 나오니까 좋지. 부산에 도착해서 일부터 끝내놓고 회나 실컷 먹고 오자고.”


“그래. 일단  일부터 끝내 놓고 생각하자. 그러고 나서 시간 보고서 먹고 올라오자."

그렇게 수진은 부산으로 운전을 하고 내려가는 중이었다.

수진의 핸드폰에 “오빠”에게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응. 오빠. 무슨 일야. 지금 안 바빠?”


“요즘 많이 한가하네. 여기저기 돈 나갈 곳도 많은데. 너 차 안이야?”


“응. 엄마랑 같이 부산 가는 중이야. 오빠 그래도 손해 보면서 장사하는 것은 아니잖아. 이 또한 지나갈 껴.”


“그래야 되는데.. 걱정이 많네. 이일을 계속해야 되나도 생각이 들고.”


“맞아. 오빠. 요즘 같은 때는 평생 할 수 있는 일 같은 것은 없다고 봐야 해. 나도 멀티플로 살고 있잖아.

강의도 하고, 메이크업 잘하는 법에 대하여 교육도 하고, 책도 쓰고 있고.. 이것저것 다 던져놔야 하는 세상이야. 워낙 똑똑한 사람들이 많잖아. 그렇다고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하라는 말은 아니야. 알지. N잡러. 이것저것 다 던져 놓으라고. "


“수입이 줄어드니 내 입지가 좁아지네. 나이 먹어가고 그러니까 뭔가 너무 위축되는 것 같고.

네 언니는 장모님하고 자주 통화 하는데 말하는 소리 몇 번 들어보니까 , 주위분들 딸이 시집 잘 가서 편하게 살고 있다는 그런 말 하데. 그런데, 남자가 그런 이야기들을 때마다 엄청 작아진다.”


“오빠. 마음 동요되지 말고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하면서 살면 돼. 어렵지. 요즘 얼마나 어려워. 나도 알아 그런데 오빠 동생도 지금 전국 방방곡곡으로 돈 벌 수 있으면 다니잖아. 지금은 옛날처럼 그냥 있으면 안 돼. 뭔가 움직여야 돼. 세상이 바뀌었고 어떻게든 해결책을 직접 찾아 나서야 돼.”


“그래야겠다. 차량정비도 손님들 편의를 생각해서 출장 서비스 쪽도 많이 생각해 봐야겠어.”


“쉬운 것은 세상 어느 것에도 없어. 어려워만 지는 것이 세상 이치니까 그것을 넘어서려면 우리를 단련시켜야 돼.  난 우리 오빠를 믿어. 잘 해낼 거야. 부산에 도착해서 문자 할게. 쉬엄 쉬 엄하고.”

장모, 진영은 두 남매의 이야기를 듣고서 물었다.

“민준이가 뭐 힘든 일 있데.”


“엄마. 오빠같이 일, 집 밖에 모르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도 어려움 같은 것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 세상은 그 누구도 어찌 될지 모르는 것 같아. 그래도 난 믿어. 우리 오빠가 손님들한테 상냥하게 잘하잖아. 서비스 좋고 기술력에서 크게 뒤지지 않으면 떠난 손님들도 다시 찾아오리라 믿어. 친절함 싫어하는 사람은 없잖아 

엄마.”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인서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최서방이 이 어려운 때를 잘 넘어가야 할 텐데."

부산에 도착할 때까지 그 생각이 장모의 머릿속에서는 떠나지 않았다.

“엄마. 뭘 그리 골똘하게 생각해. 내리세요. 아니면 차에서 쉬고 계시던지 한 세 시간쯤 걸릴 것 같은데. 

내 생각엔 주변 쇼핑센터 같은데 구경하고 계신 게 좋을 것 같은데. 엄마 알아서 해. 어떻게 할 거야?”


“나 그냥 차에서 좀 쉬고 있을게. 다녀와.”


“그럼. 엄마 여기에 키 놓고 간다. 답답하면 잠시 한 바퀴라도 돌고 오세요.”

그렇게 수진이는 차에서 내려서 회의실로 향했다.  

진영은 차 안에서 혼자 있는 동안 민준이가 수진이에게 한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세상에 어느 부모라도 자식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목구멍에 걸려있는 가시처럼 계속 생각이 나서 마음에 불편함을 주게 될 것이다.

진영은 도저히 안될 것 같았는지 민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웬일이야.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그냥 전화해 봤다. 요즘 하는 일은 어떠냐?”


 “뭐. 기름밥 먹는 사람이 다 똑같지. 별다른 것 없어요.”


“힘들지는 않아? 요즘 적자 나는 곳도 많다던데.”


“전 그 정도는 아니니 너무 걱정 마세요. 솔직히 쉽지는 않지만, 기술이 있으니 인건비에서 많이 줄어들어 

손해는 보지 않고.. 수익은 몇 년 전에 비해 줄기는 했지만  괜찮아.

제가 뭐 처자식 굶기겠어요”


“그래. 알았다. 수진이 하고 볼일보고서 내일 올라갈게. 지금은 부산이야.”


 “네. 엄마. 모녀가 좋은 시간 보내고 오세요. 맛있는 것 많이 많이 드시고, 기력회복 아셨죠.”

그렇게 전화를 통화를 직접 하고 나니 십 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요즘 같은 때에 유지하는 것도 대단한 거지.  최서방 그래도 열심히는 하는가 보네. 좀 느린 것만 빼고. 책임감 있고, 성실한 사람이니까 가정 잘 꾸려 나갈 거야.”

경기가 가장 안 좋을 때인데 버텨 낸다면 좋아지면 더 높은 곳으로 훌쩍하고 뛰어올라서 잘 해낼 거란 

“사위에 대한 믿음” 이 생겨났다.

사람은 가까이서 대하여 보고서 판단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들어서 누구를 판단한다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관계”는 “나와 누구” 로 구성되는 것 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정보는 말 그대로 정보일 뿐이다.

직접 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이 대인 관계이다.

시간이 어찌나 빨리 흘렀는지 수진이가 차로 돌아왔다.

“엄마. 내려, 이 건물 1층에 유명한 횟집 있는데 거기로 가자.”

그렇게 진영은 수진이와 함께 1층으로 내려와서 실내로 들어갔다.

걱정과 염려가 최고치를 찍어서인지 너무나 배도 고프고 자리에 앉아서 진영은

음식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음식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혼잣말로) 우리 인서도 같이 왔으면 좋을 텐데…”
 

세상에 어느 엄마들에게 묻는다 해도  무슨 말인지 다 알 것이다.

엄마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친구 같이 생각하는 딸에 대한 사랑은 장소와 시간을 떠나서 항상 존재하니까!          


                     

작가의 이전글 (단편소설) 사돈끼리 스위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