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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주 Mar 0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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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작고 허름해서 눈에 띈 닭꼬치점. 가까이서 보니 가게 내부와 조리대 위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고. 선한 표정의 늙은 사장은 작은 휴대전화로 드라마 같은 걸 보고 있었다. 마지막 손님이 언제 다녀갔을까. 


코로나 이후 사정이 어떠시냐 물으니 말이 아니라고, 방역 단계가 낮아졌어도 회복세는 체감할 수 없다고. 본래는 하나만 사려고 했지만, 각각 2천 원과 3천 원 닭꼬치 중 3천 원짜리 세 개를 주문했다. 


양념과 먼지가 한데 엉겨붙어 새까매진 목장갑과 그 목장갑 낀 손으로 닭꼬치 위에 흩뿌려지는 오래된 듯한 소금, 그리고 굳어서 잘 떨어지지도 않는 양념장을 보며 걱정스러웠지만 고기와 함께 '불 샤워'를 하는 모습에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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