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로 지내던 집의 새 주인을 찾아 나도 이사를 가게 됐다. 서두를 이유는 없어서 천천히 좋은 집을 찾아보자 싶었는데, 어제 잠시 외출했다가 때마침 마음에 드는 위치에 방이 붙은 집이 있어 둘러보고 왔다. 그리고 오늘 잠에서 깼을 때 그곳에서 살자, 결심이 섰다.
1층에 사는 집주인 노부부는 마음씨가 넉넉해 뵈고 내가 살 2층엔 넓직한 베란다가 있는데 그곳에 서면 활짝 열린 하늘과 색색의 이웃집 지붕과 마당들이 보여 좋았다. 특히 집을 보는 내내 옆집 차양 위에서 한번도 깨지 않고 낮잠을 자던 길고양이가 결정적으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