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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모 구거투스 Nov 08. 2016

나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가치를 깨닫다

영일고에서 내가 배운 것 #11 

글, 강연림(35회. 2016년 졸업)



저는 새로운 환경, 새로운 친구들이 지금의 저에게 이렇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저의 고등학교 3년의 경험이 20대인 지금의 제 삶을 얼마나 값지게 만들어 주었는지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사회복지를 전공한다고 하면 ‘좋은 일 하는구나, 근데 사회복지를 전공하면 무슨 일을 하니?’라고들 얘기합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사회복지사라고 하면 ‘힘든 일을 하는 사람’, ‘힘이 들기만 하고 돈은 얼마 못 받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시고 제게 조언을 하곤 하십니다. 만약 제가  하는 것들에 대한 가치를 알지 못했다면 저런 말들에 쉽게 상처받고 이런저런 말들에 휘둘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누구보다 이 학문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사회복지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 어려움을 겪게 될 사람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많은 사람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이 제가 다양한 봉사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사진 설명]

*왼쪽: 올해 여름방학에 소중한 고등학교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 지은이와 경비에서부터 일정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계획한 '내일로 여행'을 4박 5일 간 다녀왔습니다.

*오른쪽: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 캠퍼스 내에 있는 청보리밭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희 학교 캠퍼스는 정말 예쁩니다!! 봄에는 청보리밭, 여름에는 튤립, 가을에는 갈대밭을 볼 수 있어요!! ㅎㅎ



이러한 동기를 실행할 수 있는 용기의 바탕이 바로 영일고에서의 3년입니다. 고등학생이라면 사람보다는 많은 양의 책을 접하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영일고를 다니면서 학교 봉사 프로그램과 봉사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며 학교 외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이 무엇을 좋아하실지 생각해 보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나만이 아닌 타인에 대해 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습니다. 늘 인사를 받아주지 않아 무섭게 생각했던 어르신이 우리에게 젤리를 나눠 주시기도 하고, 늘 웃고 밝은 어르신께서 슬픈 과거를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제가 저의 생각만으로 판단하는 것과 상대방의 생각은 무척이나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봉사를 즐겼던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사람에게 다가가는 일,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은 저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어렵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복된 이런 활동들은 제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 주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새로운 사람들을 열린 마음으로 편견 없이 만날 수 있습니다. 대학생활에서는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런 생활에 저는 금방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활동 덕분입니다.;)  


[사진 설명]

*왼쪽: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주관하는 대학생 서포터스 ‘CHILDFUND 101’ 발대식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현재 서포터스 단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가운데: 9월에 있었던 대구광역시 자원봉사박람회에서 자원봉사 모집 부스에서 내년에 열리는 세계육상경기대회를 홍보하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습니다.

*오른쪽: 굿네이버스에서 주관하는 유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 인형극입니다. 매주 금요일 인형극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새내기였던 때, 1학년 5반 친구들과 함께한 합창과 축제 준비 또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한마음 한뜻을 모아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한 명 한 명 모두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단점 또한 다른 측면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깨달았습니다. 축제가 끝나고 영상을 보며 30명의 손발이 마치 하나가 된 것처럼 움직이는 것에 놀라워하던 모습은 아직 생생합니다. 합창은 무의식 중에 돋보여야만 한다는 분위기를 학습해온 제가 함께 어울려야 더 빛이 난다는 것을 알게 해 준 경험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하나가 되어 울릴 때의 느낌은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외에도 연사 초청 강의, 다도예절교실, 비전 선포식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욕심도 생겼습니다. 그 욕심이 저를 도전하게 만드는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가장 소중한 추억인 1학년 5반 친구들과 축제가 끝난 뒤 찍은 사진입니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 덕분에, 미래에도 다양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인생의 전부일 것만 같았던 수능 공부보다 이런 시간과 깨달음들이 모여 더 값진 것들을 보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서 떠올릴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있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 일인지 알았습니다.

제 전공서적 중 하나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이론은 사회복지사가 어떤 개인적 편견에 근거하여 행동하려는 유혹에 빠져들지 않도록 도와준다.’ - 이 구절은 제가 공부를 하다가 힘이 들 때 보는 구절입니다. 사실상 이론을 등한시하던 저에게 아! 하고 깨달음을 준 문장입니다. 나의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에 이 문장이 제게 닿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마음에 와 닿는 문장들을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그동안의 경험이 없었다면 알 수 있었을까요?


또한 사람을 다루는 학문을 공부하다 보면 스스로를 돌아볼 때가 많습니다. 저를 좀 더 성장시켜주는 학문인 사회복지가 얼마나 매력 있는 학문인지, 제가 하게 될 일들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알게 해 준 그동안의 경험들에 정말 감사합니다.


고등학교 3년 간, 그리고 현재에도 제 스승이자 친구인 소정이와 졸업식날 찍은 사진입니다. 선생님께서 찍어 주셨지요.



글, 강연림(35회. 2016년 졸업)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과거에 얽매이는 삶이 아닌 과거의 경험을 통해 더욱더 성장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제가 경험한 가치의 깨달음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졸업이 싫었어> 프로젝트는 영일고 졸업생들이 재학 중 미래의 의미 있는 삶을 준비하고, 더 넓고 따뜻한 관점으로 세상을 대하는 사람으로 성장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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