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온라인 수업에서 '거짓 주체성' 경계하기

- 배움의공동체 철학과 수업디자인 온라인 연수 후기

by 글쓰는 민수샘

6월이 되면, 학교 밖 교육연구회 모임을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수도권 감염자수가 증가하면서 온라인에서 시작하고 있네요. 6월 12일(금)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배움의공동체 성남연구회의 올해 첫 월례회에서 사례발표를 했습니다. 불금 저녁인데도 40여명의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셔서 'K-방역만큼 K-교사들도 최고!'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요.^^

Zoom을 통해 저의 '코로나19 이후 배움의공동체 수업에 도전하기' 사례를 먼저 말씀드리고, 소회의실로 전환해서 5~6명의 선생님들이 사례를 통해 배운 점과 고민을 나눴고 다시 전체로 모여서 모둠별 토의 내용을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배움의공동체 수업디자인의 원리인 'hop-step-jump'와 '주제-탐구-표현'에 대응하는 것이지요. 즉, '사례 발표 듣기(주제/hop), 소회의실 토의(탐구/step), 전체 공유와 질의응답(표현/jump)'을 각각 1시간씩 진행했어요. 먼저 수업 주제인 배움의 대상과 만나고(개별 활동), 동료와의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만나고(모둠 활동), 전체공유와 질의응답을 통해 새로운(더욱 발전한) 자신의 생각과 만나는 활동의 연속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Zoom의 장단점을 체험했어요. 교사연구회에 참여한 선생님들이야 집중과 경청은 기본이고 배움의 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학급 전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Zoom 쌍방향 수업에서 같은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 대상의 수업에서는 교사의 말(설명)을 최대한 줄이고, 텍스트를 읽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적, 표현적 배움의 시간은 더 늘리면 좋겠어요. 소회의실 토의가 어렵다면 카카오톡이나 멘티미터, 패들렛 등의 다른 도구를 활용해서 줌에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편하게 문자로 대화를 나누거나 댓글로 소통하면 참여가 늘어나겠지요. 문자로 소통하면 기록이 남으니 평가나 기록을 위한 이점도 많습니다.

교사의 설명이 늘어날수록 학생들이 협력할 필요성은 사라지고 질문도 생기지 않는다는 걸 지금도 체험하고 있습니다. 또 교사가 줄 수 없는 수업의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학생들의 엉뚱한 반응과 놀라운 아이디어'입니다. Zoom에서도 소회의실 토의에서 나온 재미있고 의미 있는 내용을, 다른 모둠의 친구들에게 충분히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Zoom을 통한 온라인 수업에서도 '거짓 주체성'을 경계해야 합니다. 사토 마나부 교수님은 '교사의 목소리 톤이 높고 빠른 교실, 저요! 저요! 손을 들며 발표하는 아이들이 많은 교실, 주저하지 않고 막힘없이 발표를 잘 하는 아이들이 많은 교실일수록 배움의 질이 낮고 소외되는 아이들이 많다'라고 하셨습니다. 온라인 수업에서도 교사가 차분하고 간결하게 말하고, 탐구하고 질문하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정돈된 발표보다 날 것의 표현을 지지하고 격려한다면 교사도 덜 힘들고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5월 18일에는 제주도 한 곳의 고등학교 전체 선생님들에게 배움의공동체 철학과 수업디자인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어요. 배움의공동체연구회 연수와는 다르게 선생님들의 화면과 음성을 모두 끄고 진행했지만, '표현하기 횔동'을 통해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멘티미터를 활용해서 '나의 온라인 수업을 음식에 비유하기'를 해서 수업의 어려움을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고, 연수 마지막에도 '연수 소감과 질문'을 표현했습니다.

Zoom이든 다른 온라인 수업도구든 교사의 머릿속 생각을 그대로 학생들의 머릿속으로 복사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잘못하면 거짓 주체성이 지배하는 교실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저부터 다시 한번 경계하고 싶습니다.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온라인 수업과 교실 속 거리두기 속에서도 기본적인 내용을 모두에게 이해시키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같은 것을 배워도 저마다 다른 질문을 갖고 그 질문이 자신에 대한 성찰과 또다른 배움으로 이어지는 활동에 많이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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