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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마나부 교수와 함께 한, 배움의공동체 전국 세미나

by 글쓰는 민수샘

코로나19로 연기되었던 사토 마나부 교수님과 함께 하는 배움의공동체 전국 세미나가 지난 토요일에 열렸습니다. 11년째를 맞이하는 이번 세미나는 전국의 64개 지역 연구회별로 모여서 화상을 통해 일본에 계신 사토 마나부 교수님의 기조 강연을 듣고 사례 발표를 통해서 배움을 나눴습니다. 저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흥덕고의 멋진 아이들과 함께 했던 고3 수업 사례를 전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오후에는 지역연구회별로 수업연구회를 진행했는데, 경기도는 안양 박달중학교의 수학 수업을 보고 감동하면서 성찰도 많이 했답니다.


무엇보다 용인연구회 선생님들과 올해 처음으로 한 장소에 모여 수업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서로의 눈빛만 봐도 올해 악조건 속에서도 진정한 배움이 있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애쓰셨는지 이심전심으로 알 수 있었지요. 사례발표를 마치고 질의응답용 패들렛 게시판을 통해서도 전국의 선생님들이 소통하며 서로 응원하기도 했고요.



혁신학교에 근무했던 첫해에 수업이 망가져서 절망하고 있을 때, 밤새워 책을 읽고 강의 영상을 보고마서, 소름과 함께 빛을 발견했던 사토 마나부 교수님의 말씀을 올해도 직접 듣고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찐행복'이었어요. 교수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실까, 무척 궁금했거든요. 원래 예정되었던 1시간 30분을 훌쩍 넘겨서 2시간 20분이나 열강을 해주셨는데, 올해 일흔이신 교수님의 건강이 좋아 보인 것도 다행이었고요.^^

여러 말씀 중에서도 <신형 코로나에 의한 교육의 변화와 현실>에 관해 다음과 같이 진단하신 것이 좀 충격이었습니다.


"부유층과 빈곤층, '국가·자본중심'과 '생명·인권중심'으로 세계(각국)는 분단되어 양분되었고, 이 분단과 분열은 앞으로 더욱 강해집니다. (우리는 선택해야 합니다.) 신자유주의인가? 사회민주주의인가?"


우리나라도 단순히 방역을 잘 해낸 것에 만족하지 말고, 생명과 인권의 가치가 중심이 되는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ICT 교육의 상업주의와 수준 낮은 수업의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셨던 사토 교수님은 원격수업과 현재의 학교 수업에 관해서도 우려하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ICT 교육이 추구하고 있는 「개별 최적화」는, 아이의 배움을 촉진하는가? 그리고 그것은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가? ICT 기술은 미래 교육에 필요하지만 ICT 기술이 '미래 교실'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ICT 교육의 가장 큰 오류는 컴퓨터를 '가르치는 도구'로서 활용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교육에서 컴퓨터는 '배움의 도구'(사고와 표현의 도구, 탐구와 협동의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래 사진처럼, 일본에서도 평등한 관계 속에서 민주주의를 배우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수준 높은 배움에 도전하는 배움의공동체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전국의 많은 교사들이 이러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이번 전국 세미나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사토 교수님의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다가 가슴 한 켠에 자리를 잡는 것을 느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분단될 것인가, 통합될 것인가?" 학교 교육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생명과 인권의 가치를 제대로 배우면서, 하나로 연결되어 통합된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교사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연대해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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