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이신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에게 '코로나 시대의 교육'에 대한 배움을 얻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박동섭 선생님의 통역으로 일본에 계신 우치다 선생님의 강의를 원격으로 들었는데, '온라인의 수업의 가능성과 한계'를 묻는 한국 교사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여기에 저의 배움을 조금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스승에게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스승과 호흡을 함께 하면서 스승의 비말(!)을 맞으면서 듣는 것이었다. 온라인 수업은 이런 것이 없기 때문에 교사들이 매우 불안해했지만, 주위의 교사들에게 들어오니 오히려 학력이 올랐다고 한다. 일본의 대학에 한정된 경우지만, 탈락한 학생들이 많이 줄었다고 들었다.
온라인 수업을 하다 보니 결석자에게 메일을 보내고 숙제를 알려주면서 한 명 한 명과 소통할 수 있게 된 결과이다. 대강의에서는 질문을 못 했던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가 끝나면 메시지로 질문을 많이 보내서, 교수들은 잠을 못 자고 질문을 읽고 답을 해준다. 약하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학생들도 자기의 속도로 자신만의 스푼으로 과실을 떠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자각하게 된 것은 지금까지 학교는 강하고 적극적이고 우수한 학생들에게 최적화된 공간이었다는 점이다. 스스로 선생님을 찾아가서 노크를 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학교는 아주 차가운 곳이었다. 지금까지의 면대면 교육은 우수한 아이를 더욱 우수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지, 아래에 있는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끌어올려서 집단의 전체적인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에는 무관심했다."
오히려 학습 강자에게 온라인 교육은 한계가 있고, 학습 약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비록 일본 대학의 사례이긴 하지만 음미할 지점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들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것이지요. 예를 들면 교사가 3월 첫 주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만나면 교사 소개, 수업 규칙과 평가계획을 안내하고 마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과목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과 어려움을 물어보고 듣고자 하는 교사는 드물었지요.
저 역시 지난봄에 온라인 수업 영상을 업로드하며, 수업 내용에 대한 소감, 질문, 건의 사항을 설문으로 받은 적이 있습니다. 3월에 이런 설문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아이들이 설문에 응답해서 다양한 사연을 적어서 보내주었답니다.
아이들의 글을 읽으며 예전의 저의 모습을 성찰하기도 했습니다. 수업 시간을 마치며 "질문 있는 사람? ... 없지."하고 몸을 휙 돌려 나갔던 무수한 순간들이 떠오르면서요. 앞으로 아이들 앞에서 '비말'을 쏟아내면 안 되겠지만, 한 명 한 명과 소통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 지금까지는 정말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우치다 선생님에게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