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유의 기사는 믿고 거르는데, 교사 단톡방에 어떤 분이 꼭 읽어보라며 링크를 남겼길래 오랜만에 읽게 되었지요. 예능에서 흔히 하는 말로 정말 '안 본 눈 삽니다!'를 외치고 싶었어요. ㅠ.ㅠ (굳이 궁금하시면 제목으로 검색하고 전문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기획의도가 뻔히 읽히는, 이런 기획 기사를 써내야만 하는 기자들이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아래의 사진처럼 제목에선 '교실(학교)가 교육격차를 더 키웠다'라고 써놓고선, 부제목에선 '부모의 디지털 이해활용 능력이 코로나시대 학력 결정'이라고 모순되게 적어놓았습니다. 뉴스 제목만 읽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독자들을 노린 의도가 느껴집니다. 어떻게든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키우려는 언론사의 편집 방향이 뻔히 보이는 것은 저만 그런가요?
기사 중간에는 학력 격차를 만드는 부모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소득수준이나 거주지와 무관치 않다고 적어 놓았어요. 불행히도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휴업과 온라인 수업이 소득수준이 높은 가정에는 기회가 되었고, 그 반대인 가정에는 위기를 조장하게 된 것은 상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식을 가지고 있는 언론이라면, 교육당국과 공교육 교사들의 위기관리 능력과 학력격차 해소 노력을 조금이라도 인정해주면 좋을 텐데, 이 기사는 오히려 사교육 업체와 특목고 교사들은 따뜻한 말로 찬양하고 공교육 교사들에게는 엄동설한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쏟아냅니다.
'무기력하게 학교가 열고 닫기를 반복하거나 원격수업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학교 밖에선 디지털 교육격차가 새로운 골을 팠다'라면서, 공교육은 어둠에 덮여있고 학교 밖에 희망이 있다는 주문을 독자들에게 걸려고 애씁니다. 이 기사에서 화가 나는 수준을 넘어 슬픔까지 느낀 장면은 그런 기사들 중간에 염치 없이 버티고 있는 사교육 업체의 광고입니다. 정말 독자들의 수준을 초딩 이하로 보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요?
학교를 도대체 어떤 곳으로 보길래 이런 편집이 가능한 것인지, 바로 이어지는 내용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기자님들이 좋아하는 교사가 아닌 다른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학교의 지식, 정보 전달 기능이 올해 완전히 무너졌다'라고 진단합니다. 오히려 온라인 수업이 늘어나고 교실 속 모둠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이 많아져서 문제인데, 반대로 진단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들이 생각하는 학교는 그냥 지식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면 되는 곳인가 봅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학력은 지식을 흡수하고 기억하고 꺼내놓은 능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아요. 2학기가 되어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중이 55.7%가 되었는데, 기사의 소제목은 '원격수업 절반은 일방통행'이라고 달아놓았습니다.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도 문제이지만, 공교육 교사의 노력을 1%라도 인정하면 징계를 받는 방침이라도 있는지 너무나 일방적인 논조입니다.
이 외에도 비판하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한 가지만 기자들에게 호소하고 싶습니다. 교육에 관한 기사를 제대로 쓰려면, 제발 학교 현장의 모습을 충분히 보고 교사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1년에 학교 수업을 한 시간도 제대로 참관하지 않는 교수들이나, 미래교육을 선도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는 사교육 업체의 무슨 연구소장(?) 말만 인용하지 말고요.
코로나19로 가장 우왕좌왕했던 곳은 언론이 아니었나요? 가짜 뉴스를 보도해도, 쥐 오줌만큼 잘 보이지도 않는 정정보도나 사과문을 내면 그만인 곳도 언론사가 아닌가요? 우리나라 교육당국과 교사들의 노력을 폄하하기에 바쁜 언론은 어느 나라 언론인지 모르겠습니다.
온라인 개학, 등교 개학 후 방역 업무, 온라인과 교실 수업을 병행하며 모든 아이들을 한 학년씩 건강하게 올려보내고, 또 수능까지 학교에서 치르고 졸업시키는 대한민국 교사들의 2020년이 언론인, 대학교수, 사교육 업체직원들보다 몇 배는 더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평교사로 살아가는 저의 상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