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으로의 초대장은 친구로부터!

by 글쓰는 민수샘

1월 8일에 방학을 했지만 11일은 경남교육청의 국어과 직무연수를, 12일은 부산교육청의 국어과 1정 자격연수를 원격으로 했습니다. 코로나가 사그라들었다면 창원과 부산에서 직접 선생님들을 만났을 텐데, 모니터를 통해 만나니까 몸은 좀 편하지만 긴장과 불안은 더 심한 것 같았어요. 줌 연수 1시간 전부터 심장이 뛰고, 화장실도 자주 가고, 강의 중간에 입안도 마르고 진땀이 납니다.


그래도 동종 업계(?)의 국어과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것은 항상 즐겁습니다. 경남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배움중심수업 다자인과 교사의 역할'을, 부산에선 '나는 누구인가- 자아성찰을 위한 글쓰기 수업'을 주제로 연수를 했는데 수업사례는 다르지만 선생님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같았습니다. 2021년에도 온라인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아서, '학력격차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소통하고 싶었어요.


영국 국민 건강 관련 기관의 수석 디자이너인 딘 비폰드는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이 닥친 2020년 3월에 사내 블로그를 통해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힘든 상황에 처할수록 기본에 충실해지십시오.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데 너무 시간을 허비하지 마시고, 원래 쓸 수 있는 기술을 더 풍부하게 활용하십시오. 기술에 집착하지 말고 접촉에 집착해 주세요."

이 내용은 영국 전역의 관련 업무자에게 공유되었고, 실무자들이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구 기술에 속하는 전화나 문자 메시지, 영상 전화와 오래된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다양한 방법이 자연스러운 혁신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 김현수, <코로나로 우리 아이들이 잃은 것들> 중에서


위의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부분의 메시지처럼, 학력격차를 줄이는 것은 '기술보다 접촉'이 아닐까요? '다양한 온라인 수업 도구, 어떤 것을 활용하면 좋을까?' 혹은 '같은 수업 도구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아이들이 지겹게 느끼지는 않을까?'하고 생각해서 온라인 수업 기술을 배우는 것에 치중하는 것을 경계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대신 '마음과 마음, 생각과 생각의 접촉면을 넓힐 수 있는 수업디자인'을 배우고 익히는 겨울방학이 되면 좋겠어요.

연수에 참여하신 선생님들께 여쭤본 결과도 저의 생각과 비슷했습니다.


위에 적힌 단어들만으로도 정리가 되네요. 학력격차를 줄이는 위해서는 '온라인 수업이든 대면 수업이든, 소통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서 협력이 있는 모둠활동과 평가를 하는 것'이지요. (꿈보다 해몽이 좋나요? ㅋㅋ)


남은 문제는 '소통'의 방향입니다. 학력격차를 줄이는 위해서 선생님들은 수업에 뒤처지는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초대한 '피드백'을 많이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국민 건강 기관에서 그렇게 했듯이, 온라인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전화하고, 문자 보내고, 영상을 다시 보라고 보내주셨지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너무 힘들고 지칩니다. 아이들이 전화를 안 받고, 메시지도 읽지 않으면 화가 납니다. 잘못하면 아이들을 미워하게 될 수도 있지요. 그래서 저는 소통과 접촉, 혹은 피드백의 주된 방향이 교사와 학생이 아니라, 학생과 학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줌, 구글, 퀴즈 프로그램들도 교사 혼자 가르치는 도구가 아니라, 학생들이 접촉해서 소통하며 함께 배울 수 있는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는 '수업디자인 능력'이 교사에게는 필요합니다.


배움으로 이끄는 초대장을 교사 혼자서 열심히 날리는 교실보다, 친구들이 "니 생각은 어때? 같이 얘기해 보자'하면서 쓰~윽 초대장을 마음 속에 찔어넣어주는 교실 속에 희망이 있습니다.




'호혜적 협력 활동'이 있는 수업디자인은 코로나19 이전에도 교사들이 계속 노력해온 주제이고 탐구의 대상이고 도전 과제입니다. 그래서 '학교는 이제 더 이상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코로나19가 새로운 미래교육를 앞당겼다.'라고 말하는 언론, 학자, 교육전문가분들의 말씀이 저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습니다.


2020년에 제가 활용했던 몇 가지 온라인 수업도구를 쉽게 버리고, 신상 쇼핑을 하듯 좋아 보이는 다른 것에 기웃거리지 않으려고 해요. 활동지에서 부족했던 점, 아이들과의 소통에 게을렀던 점, 협력적 활동을 더 과감하게 하지 못한 소심함을 먼저 반성하면서 겨울방학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졸업식 없는 졸업일에 아이들에게 받은 선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