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복직 예정자, 오늘은 역사과 1급 정교사 연수에서 '온라인 학급운영'을 주제로 같은 직장(?)인 경기도의 선생님들을 만났어요.
Zoom에서 만나 첫인사를 나누고, 바로 패들렛을 화면 공유해서 '2021년 학교에서 내가 되고 교사의 모습을 동물이나 식물에 비유하면?'이란 질문을 드렸습니다. 사실 학급운영의 노하우나 온라인 도구를 활용하는 기법은 조금만 검색해도 수백 가지 사례가 나오고, 학교에 가서 동료 교사에게 배울 수 있지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검색을 하고, 배울 것인가'입니다.
그래서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만에 학교로 돌아가는 선생님들에게 이 질문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위에 나왔듯이, 올해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나무에 비유하는 선생님들이 많았어요. 특히 '봄여름가을겨울, 형형색색 필요한 색감으로 아이들과 잘 지내고 싶네요'라고 적은, 단풍나무를 닮고 싶은 선생님의 글이 매우 멋졌습니다. 그래서 이 선생님은 앞으로 '저마다 다른 색으로 변해갈 단풍나무를 키우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실 것 같습니다.
또 아이들을 잘 돌보는 초식공룡인 '마이아사우라' 같은 담임교사가 되고 싶다는 분도 있었어요. 휴직 후에 아이들을 돌보고 놀아주며 보낸 몇 년의 시간이 이럴 때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복직하고 아이들을 만나서, "얘들아, 나는 마이아사우라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단다.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고 누가 말해볼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마이아사우라를 학급의 마스코트로 삼거나, 선생님의 별명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고요. ㅋㅋ
단풍나무도 좋고, 마이아사우라도 다 좋아요. 선생님들의 철학과 개성이 묻어나는 학급운영을 위해 계속 마음속에 지니고 잊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오늘 만난 역사과 선생님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드렸습니다. 다들 진정성 있는 비유에다 이유를 설명하는 표현이 멋있었지만, '야도란' 같은 담임교사가 되고 싶는 분께 마음속으로 최우수상을 드렸답니다.
연수 때는 말씀을 못 드렸는데, 이 선생님도 아이들과 함께 "포켓몬 야도란처럼, 느리지만 계속 진화하자!"를 학급구호로 정해서 외쳐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까요? 선생님이 우리들을 위해 고민한 마음이 담겨있으니까요.
역사과 연수에서는 패들렛으로 학생들과도 해보면 좋을 '실패 컨퍼런스'와 '모둠 친구 이름으로 삼행시 짓기'도 실습해 봤습니다. 교실에서 하면 가장 좋지만,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더라도, 좋은 질문을 던지면 의미 있는 학급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저도 배웠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2020년 실패담을 나누고, 같은 반이 된 친구들을 환대하는 마음으로 이름 삼행시를 지어서 선물해 준다면 평화로운 학급, 안전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첫단추를 잘 끼우게 될 것 같습니다. ^^